존슨 SNS 편지에 마크롱 격노…영불해협 참사 후 갈등 고조(종합)
EU 대책 회동에 영국 초청 취소…"존슨, 진지하지 않다"
어업권 갈등에 프랑스 어부들, 영국 오가는 항구·도로 등 일시 차단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불해협을 건너던 난민 27명이 사망한 참사 이후 영국과 프랑스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들은 이런 사안에 관해 트위터나 공개 편지로 소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내부고발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전날 소셜미디어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띄운 데 격노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편지에서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한 이들을 프랑스로 돌려보내고 프랑스 해안을 영국과 프랑스가 합동 순찰하는 내용 등의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이틀 전 마크롱 대통령과의 진지한 전화통화에서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이 문제를 아웃소싱하는 데 질렸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영국이 프랑스에서 난민심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가 공개되고 몇시간 후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다"며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 초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8일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EU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관급 회담을 할 예정이다.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존슨 총리에게 진지해지든지 영불해협을 건너는 사람들을 막을 방안을 찾는 논의에서 빠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불해협 난민과 어업권 등을 둘러싸고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관계가 더 틀어지는 분위기다.
24일 프랑스 북부 해안가에서는 영국으로 향하던 작은 고무보트가 침몰하면서 임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난민 27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양국은 초반엔 사태재발을 위해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점차 노골적인 책임공방으로 넘어가고 있다.
프랑스는 브렉시트로 국경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해온 존슨 총리가 이번 사태로 지지자들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으며, 이번 공개편지는 프랑스가 아니라 본인이 소속된 보수당을 향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BBC가 분석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