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에 아시아 증시 '휘청'…日 닛케이 5개월만에 최대하락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26일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해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출현 소식에 얼어붙었다.
유럽 각국이 확진자 급증으로 속속 록다운(봉쇄)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도입하는 가운데 기존 백신이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퍼지면서 중국, 일본, 한국 등 각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28,751.62로 2.53% 급락, 지난 6월 21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앞서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포 침투의 '열쇠'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돌연변이가 32개로 델타 변이(16개)의 배에 이르는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다.
코로나19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를 포착해 효과를 내는데, 새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너무나 많아 기존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된 현 백신이 새 변이에 전혀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사와다 마키 연구원은 교도통신에 "유럽 각국이 확진자 수 급증으로 인해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를 도입한 가운데 새 변이 바이러스 보도가 추가적인 부정적 요소로 작용, 세계 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한층 키웠다"고 설명했다.
구라모치 노부히코 미즈호증권 연구원도 블룸버그에 "새 변이가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는 설이 있다"며 "기존 백신이 효과가 없으면 다시 봉쇄 조치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투자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대해 중국 당국이 뉴욕증시 상장 철회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5.19% 급락, 도쿄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56%), 한국 코스피(-1.47%), 대만 자취안지수(-1.61%)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4시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선물과 나스닥지수 선물도 약 1.2%, 0.6% 각각 내리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호주 하이페리언 자산운용의 마크 아널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통신에 "시간이 지나면서 돌연변이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경제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라며 "코로나19 이전 세계로 돌아갈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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