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배치됐던 영국 전차, 독일로 유턴…러시아 견제 포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유럽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의 전차가 10여년 만에 독일로 유턴한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집중하기 위해 독일에서 병력을 철수했던 방침을 되돌리는 것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25일(현지시간)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독일과 오만, 케냐에 군 기지 3곳을 새로 세우고, 병력은 8만2천명에서 7만3천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이날 하원에서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과 러시아 간의 긴장 속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진영을 신속히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유럽 중부에서 가용한 영국 군사 장비의 양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해석된다.
나토 전방 기지에 추가로 전차가 배치되는데, 이는 2010년 전략 국방·안보 검토로 병력을 축소한 이후 처음으로 영국 기갑여단 전체가 유럽 본토에 배치된다는 의미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지난 20년간 영국군에 있어 가장 큰 것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해 유럽 동부에 250여개 여단급 부대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대는 독일에 기지를 두고 언제든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개량된 챌린저(Challenger)3 전차, 복서(Boxer) ·아약스(Ajax) 등 기갑 전투차량 등 수백 대의 군 장비를 비롯해 드론, 전차, 지뢰 제거 차량 등도 배치된다.
병력은 추가로 투입되진 않는다. 대신 부대가 에스토니아 배치를 준비하거나 훈련하면서 전차를 사용해 독일 제넬라거 지역을 순회하게 된다.
영국 야전군사령관 랄프 우디세 중장은 "유럽대륙 어디든 필요하다면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상당수의 장갑차를 독일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당시 군 수뇌부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지금은 그 위협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정부 안보 소식통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해 "공격적"이라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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