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확진·사망률 미국 추월…비상사태 선포·부스터샷 박차(종합)

입력 2021-11-26 12:08
수정 2021-11-26 17:29
유럽, 확진·사망률 미국 추월…비상사태 선포·부스터샷 박차(종합)

코로나 누적사망 150만명 넘어…EU, 백신 증명서 유효기간 9개월 추진

프랑스 부스터샷 해야 보건증 발급…독일도 추가 조치 고민



(런던·브뤼셀·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코로나 확진자 비율이나 사망률 모두 미국을 넘어섰다.

유럽 내 코로나 사망자도 15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각국이 부스터샷 속도를 높이는 한편 방역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 코로나로 유럽서 매일 100만명당 3.8명 사망…3.4명 미국 추월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유럽연합(EU) 내 27개국의 주민 100만명 당 일간 코로나 확진자 수는 500명이 넘는 수준이다. 약 290명 수준인 미국의 확진자 비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비율 역시 100만명 당 3.8명으로 미국(3.4명)을 넘어섰다.

유럽은 백신 접종률이 67%로 58%에 불과한 미국보다 확진자 비율이나 사망률에서 더 안정적이었다. 그 덕분에 미국보다 빨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시작했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고, 확진자 비율이나 사망률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습이다.

◇ 독일 사망자 10만 명…유럽 150만 명 넘어

AFP에 따르면 유럽의 누적 사망자 수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독일은 이날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기고 일일 신규 확진자도 7만5천961명으로, 처음으로 7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 보고된 것은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독일이 유럽에서 네 번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만 명의 코로나19 희생자를 애도해야 하는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만7천240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등에서 새로운 변이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자 유럽에 비해 평온한 상황이던 영국도 긴장하고 있다.

이 변이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 3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파력이 더 클 수 있다. 영국 총리실은 이 변이와 관련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부스터샷 모든 성인으로 확대…부스터샷 맞아야 백신증명서 발급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자 각국은 방역을 강화하고 부스터샷 등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는 26일부터는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다시 필수가 된다. 지역 당국이 크리스마스 시장과 같은 야외 행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수도 있다.



이번 주말부터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부스터샷 대상에 포함하고, 2차 접종과 부스터샷의 간격을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한다. 현재 부스터샷 대상은 65세 이상이다.

앞으로 식당, 카페 등에 입장할 때 필요한 보건 증명서는 부스터샷을 마쳐야 발급한다.

백신 미접종자의 보건 증명서상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유효 기간은 72시간에서 하루로 단축된다.

이와 함께 5∼11세 백신 접종도 검토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5∼11세 아동에 대한 화이자 백신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역내에서 통용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의 유효 기간을 접종 완료 뒤 9개월까지로 하자고 제안했다.

디디에 렝데르 법무 담당 집행위원은 "유효 기간이 지난 경우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으면 유효성이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부스터샷도 촉구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전날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부스터샷을 권고했다.

덴마크 보건 당국도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18세 이상 모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부스터샷 접종은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사람들이 대상이다.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이 매일 바뀌는 체코에서는 정부가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술집과 클럽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했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금지됐다. 체코 정부는 이미 앞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식당, 영화관 등 출입을 막기로 했다.

체코는 지난 24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5천 명을 넘겼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백신 접종률이 88%에 육박하며 '위드 코로나' 모범 국가로 꼽히던 포르투갈은 내달부터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 식당이나 극장, 호텔 등에 입장할 때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는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

백신 접종자도 병원이나 노인 요양시설, 스포츠 행사, 유흥시설 등을 방문할 때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해외에서 항공기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증빙해야 한다.

이 밖에도 오스트리아는 최근 3주간의 '록다운(봉쇄)에 들어갔으며 벨기에는 일주일에 4번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내달 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는 실내 음식점·주점은 물론 박물관·미술관·극장·영화관·헬스장 등의 문화·체육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네덜란드는 26일 방역 대책을 발표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접촉을 제한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도 크리스마스를 편히 보내기 위해 2주 전인 11일까지 부스터샷을 마치라고 권고했다.

또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맞더라도 사산, 조산, 저체중 등의 위험이 더 커지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2월부터 9월 사이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임신부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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