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현, 미 해병대 비행장 이전 사업 제동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다마키 데니(玉城デニ) 지사가 미국 해병대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을 새로운 입지로 옮기는 데 필요한 설계 변경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25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마키 지사는 이날 오전 이런 방침을 오키나와현 의회 등에 전달했다.
일본 방위성은 후텐마 비행장이 이전하는 오키나와현 헤노코(邊野古) 매립 예정 해역에서 연약 지반이 발견되자 작년 4월 지반 개량 공사를 위해 오키나와현에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설계 변경이 승인되면 후텐마 비행장 이전에 최소 12년이 걸리고 전체 공사비는 9천300억엔(약 9조6천억원)에 달하게 된다.
오키나와현은 방위성이 신청한 설계 변경에 반대하는 근거로 연약 지반 조사 부족과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마키 지사는 도심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 부지 반환이 늦어진다는 점에서 헤노코 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키 지사의 이번 불승인 결정 배경에는 내년 9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2019년 2월 오키나와 현민 투표에서 헤노코 매립 반대 의견이 70% 이상일 정도로 현지 주민의 반대 기류는 강하다. 주민들은 지속해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밖으로 옮길 것을 요구해왔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대에도 헤노코 이전 외 대안이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의 설계 변경 불승인 결정에 신속하게 대항 조치를 취해 법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 계획은 2013년 12월 일본 정부의 매립 신청을 당시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오키나와현 지사가 승인해 2018년부터 토사 투입이 시작됐지만, 공사 중 연약 지반이 발견돼 공사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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