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빌리티쇼] 전기차·첨단기술로 모빌리티 미래 엿본다

입력 2021-11-25 17:08
수정 2021-11-26 11:08
[서울모빌리티쇼] 전기차·첨단기술로 모빌리티 미래 엿본다

2년여만에 열린 전시회서 친환경차·모빌리티 기술 각축전

탈탄소화 흐름 속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권희원 기자 = 올해부터 '서울모터쇼'에서 이름을 바꾼 '2021 서울모빌리티쇼'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전시공간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빽빽이 채웠고, 부품·모빌리티 기업들은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 소개에 열을 올렸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 속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업들의 절실함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탄소 배출 주범의 하나로 꼽히는 전통 내연기관차만 고집해서는 친환경 중시로 돌아선 소비자의 욕구를 사로잡지 못하는 데다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당장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여기저기 친환경 모빌리티 콘텐츠…전기차가 가장 치열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쇼인 서울모빌리티쇼는 25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총 11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조직위가 전시회 명칭을 바꾼 것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자율주행,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등의 확산 추세 때문이다.

자동차를 뜻하는 '모터(motor)' 대신 사람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다양한 이동 수단이나 서비스를 폭넓게 일컫는 '모빌리티(mobility)'를 명칭에 집어넣은 것이다.

이러한 조직위의 의중을 반영하듯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전시회는 자율주행, IT융합기술,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와 관련한 콘텐츠로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참가기업 등 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과 관련한 전시는 예년보다 더 많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시회에 참여한 완성차 업체들은 꾸준한 연구개발로 개발한 미래 기술 탑재 친환경차 모델들을 총출동시켰다.

탄소 감축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모든 기업의 생존을 사실상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친환경차 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풀이된다.

우선 현대차가 2천750㎡ 규모로 마련한 부스에서는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와 '아이오닉 6 콘셉트카'(프로페시), 전기차 레이싱카인 '벨로스터 N ETCR', 고성능 전기차 'RM20e'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만날 수 있었다.



'디 올 뉴 니로' 2종(HEV, EV)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기아의 부스도 'EV6'와 GT(그란 투리스모), 'K8 HEV', '스포티지 HEV' 등의 친환경차가 점령했다.

특히 송호성 기아 사장은 신형 니로 소개에 앞서 회사의 새로운 비전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강조했다.

발표 중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수십번 언급한 송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를 신품 대비 반값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리퍼비시 서비스'의 내년 시행계획을 최초로 밝히기도 했다.

제네시스도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GV70' 전동화 모델을 비롯해 8대의 전시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구성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내세우며 전동화 모델 각축전을 벌였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아우디는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4 e-트론', A6의 전동화 모델인 'A6 e-트론 콘셉트'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 첫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포함해 다양한 전기차로 전시 라인업을 꾸리며 공격적인 전동화 전환 계획을 재확인했다.

BMW도 순수 전기 모델인 'iX'를 비롯해 뉴 X3 기반 전기스포츠액티비티차(SAV)인 '뉴 iX3', 미니의 첫 순수 전기 모델인 '뉴 미니 일렉트릭'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정만기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장은 "탈탄소화와 지능화 가속화를 고려할 때 자동차 산업은 전기동력차, 자율주행차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번 모빌리티쇼의 전시 방향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모빌리티 기술은 우리가 최고"…Al·로보틱스 등 각축전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업체들은 자동차뿐 아니라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과 로보틱스 기술을 뽐냈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파크' 테마관에서 최근 인수한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전시장 내 설치된 터널과 계단을 오르내리는 퍼포먼스를 공개했다.

현대차가 직접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 '벡스'(VEX)와 의료용 착용 로봇 '멕스'(MEX)도 전시됐다.

아울러 프리미엄 고속버스 '유니버스'의 실내를 사무 공간으로 꾸민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쇼카도 눈길을 끌었다.

업무 협업 공간과 개인 사무공간, VR 스테이션 등으로 구성된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는 향후 이동형 업무 공간뿐 아니라 스포츠 구단 작전 전술차, 교육 체험장 등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아도 '스마트 시티' 전시 공간을 마련해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변화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로봇 암 2개가 동일한 차체 하부에 목적에 따라 다른 다양한 차체 상부를 결합하는 퍼포먼스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영상을 함께 선보이며 기아가 그리는 미래 도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대창모터스, 마스터자동차, 블루샤크, SK텔레콤[017670], EV KMC 등 20여개 업체가 태양광 활용 주택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차량 대여 서비스, 모빌리티 케어 서비스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전시회에서는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OTAC'(네트워크 연결 없이 클라이언트에서 생성된 일회성 코드만으로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술)가 적용된 디지털 키,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AI 기반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 등을 직접 살펴보며 모빌리티 신기술로 이뤄지는 미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런 첨단 기술들이 제대로 적용돼 실제로 우리가 겪을 가까운 미래상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빌리티쇼에 전시된 콘셉트카와 기술들이 실제 양산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수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