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기밀 훔쳤다며 '이직 준비' 중국계 직원 고소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자료 등 다수의 회사 기밀을 훔쳤다며 경쟁사로 이직을 준비 중인 직원을 고소했다.
25일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직원 리춘샤오를 고소했다.
리씨는 2006년부터 중국 내 화이자의 글로벌 제품개발그룹에서 일하다가 2016년 샌디에이고로 근무지를 옮겼으며, 최근까지 통계 관련 부책임자로 일했다.
리씨는 중국계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고소장에 따르면 화이자는 리씨가 기밀 유지계약을 어기고 회사 승인 없이 파일 1만2천여 개를 자신의 컴퓨터에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인 구글 드라이브 등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해당 파일 가운데는 자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부 평가 및 건의, 해당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업체 바이오엔테크와의 관계, 암 항체 관련 설명, 신약 등과 관련된 것도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리씨가 파일을 삭제하는 등 지속해서 자신을 행동을 알리지 않으려 했으며, 파일 이전이 문제가 된 뒤 회사의 노트북 제출 요구에 다른 노트북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씨가 캘리포니아주 소재 경쟁회사인 젠코로 이직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젠코는 이번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다.
화이자 측은 올해 들어 경쟁사들이 자사 직원들을 공격적으로 채용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우선 리씨가 화이자의 영업기밀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한편, 리씨가 자료를 저장했을 가능성이 있는 구글 드라이브 계정과 컴퓨터를 화이자 측 변호사가 들여다볼 수 있다고 결정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화이자는 보안상의 이유로 2019년 이미 이동형 저장장치(USB)로 파일을 옮기는 것을 막았고, 올해 10월에는 직원이 구글 드라이브 등에 파일을 올리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적용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또 리씨의 회사 이메일을 검토해 리씨가 젠코로부터 채용 제안을 받은 것을 알아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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