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우디, 각국 비축유 방출에 증산 중단 '맞불' 고려"

입력 2021-11-25 10:09
"러시아·사우디, 각국 비축유 방출에 증산 중단 '맞불' 고려"

IEA "OPEC+, 원유시장 인위적 수급 경색 야기"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중국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의 이례적인 전략적 비축유 방출 공조에 핵심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 중단으로 '맞불' 작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산유국과 소비국 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등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 맞서 예정된 원유 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OPEC 플러스'(OPEC+) 회의를 앞두고 러시아와 사우디가 미국 등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늘어날 공급량을 상쇄시키기 위해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다.

저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비축유 방출 결정이 공급과잉을 불러와 국제유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간 사우디와 대립 관계를 형성했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등은 증산 중단에 반대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3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OPEC+에서 증산 중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 관리는 차기 OPEC+ 회의에 대비한 논의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라면서 증산 중단에 대해 어떤 입장도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OPEC+는 회의에서 미국의 증산량 확대 요구에도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 계획을 다음 달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국제 원유와 천연가스 시장에서 '인위적인 수급 경색'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OPEC+에 공급 확대를 요구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핵심 연료 가격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감내하기 힘든 위험수준이라면서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기 위해 OPEC+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T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14%(0.11달러) 내린 78.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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