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종합)

입력 2021-11-25 17:13
미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종합)

중 관영매체 "영국,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회원국과 협의 중"

"위구르 인권 문제에 펑솨이 논란 겹치며 보이콧 목소리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박의래 기자 =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미국의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정부·외교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 등 사절단은 보내지 않는 방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 베이징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브스는 이미 미국 정부가 주요 동맹국들에 미국과 같은 행동에 나설 것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영국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 다른 회원국들과 베이징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으로,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산권과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정을 맺은 것이 시초이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9월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대상 국가를 기존 회원국에서 한국, 일본, 독일, 인도 등으로 넓히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담은 법안을 처리하며 그 규모가 확대됐다.

최근 중국과 호주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도 이날 호주 정부가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으면서 사절단을 베이징에 파견하지 않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호주 정부가 미국의 결정을 지켜본 뒤 공식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할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 밖에도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을 찾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해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 간 "어느 정도 수준의 동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외교관이나 관료 중 중국에 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을 못 봤고 중국도 이를 열망하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놓고 외교적 보이콧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포브스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문제와 함께 최근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의 실종사건이 국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격렬한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펑솨이는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설에 휩싸였지만 최근 공개 행사에 참석하며 실종설은 불식됐다.

하지만 인권단체와 스포츠 단체들은 그가 정말 자유로운지 의문이라며 중국 당국이 성폭행 폭로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영상 통화를 공개하며 펑솨이가 "안전하게 잘 있다"는 성명을 낸 것에 인권단체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단체들은 IOC가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진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보이콧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베이징 동계올림픽 초청에 응한 국가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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