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엄혹한 겨울…'코로나 비상'에 속속 전면봉쇄(종합)
슬로바키아 2주 봉쇄…이탈리아는 백신 미접종자 실내 출입제한
독일 백신접종 의무화 방안 부상…덴마크, 마스크 의무화 재추진
(유럽 종합=연합뉴스) 유럽에서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크게 번지자 각국이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재봉쇄와 규제 강화 등의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21일 보고된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243만 명으로, 세계 신규 확진자의 67%를 차지했다.
한 주 전과 비교하면 11% 늘어난 수치다.
확산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2주 전(8∼14일) 보고된 유럽의 신규 확진자(약 214만 명)는 전주 대비 8%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발생률 역시 유럽이 260.2명으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이어 이웃국가 슬로바키아도 봉쇄를 결정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25일부터 2주간 전국적으로 봉쇄조치를 적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리하르트 술리크 슬로바키아 경제장관은 "야간 외출 금지, 문화와 스포츠 분야 대규모 행사 취소, 생필품 판매점을 제외한 일반 상점의 영업 중지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체 인구가 약 540만 명인 슬로바키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날 기준 1만315명, 신규 사망자는 71명이다.
슬로바키아는 네덜란드, 체코, 헝가리와 함께 신규 확진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오스트리아는 이미 22일부터 전국적인 봉쇄에 돌입했다.
이탈리아는 내달 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의 실내 공공장소 출입을 제한하는 새 방역 대책을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은 실내 음식점·주점은 물론 박물관·미술관·극장·영화관·헬스장 등의 문화·체육시설을 출입할 수 없게 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도 방역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프랑스는 25일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 가브리엘 아탈은 전면 봉쇄는 피하고 싶고 거리두기 규정 강화와 부스터샷 속도 제고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백신 접종 완료 등을 입증하는 보건 증명서 적용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카페, 식당 등에 입장할 때 보건 증명서가 필요하다.
그는 프랑스가 다른 이웃 국가들보다 감염률이 낮은 것은 보건 증명서 덕택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방역조치에는 부스터샷 대상을 4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탈 대변인은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네덜란드도 26일까지 새로운 방역 규정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최근 부분 봉쇄 등 제한 조치 강화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내달 독일 신임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는 이날 "취약 계층을 보살피는 시설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일 보건부도 내년 1월 1일부터 요양원이나 클리닉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AFP 통신은 독일이 곧 군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한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전했다.
덴마크 정부는 대중교통,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스웨덴은 부스터샷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백신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했고 접종자들은 다른 예방 조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안전 의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은 생명을 살리지만 전염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면서 접종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붐비는 곳 피하기, 환기 같은 기본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런던 최윤정, 브뤼셀 김정은, 제네바 임은진, 로마 전성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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