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와 접한 이탈리아 북부 국지적 봉쇄…야간 통금도
실외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실내 행사 전면 중단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면 봉쇄에 들어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탈리아 북부도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기 시작했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와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북부 자치지역인 알토 아디제 당국은 22일 밤(현지시간) 강력한 방역 규정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세 이상 모든 주민은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옥외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수단에서 우리나라의 KF94 등급과 유사한 'FFP2' 인증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빠른 일부 지역에서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도 다시 시행된다. 시행 기간은 24일부터 내달 7일까지 2주간이다.
이들 지역의 경우 실내에서 이뤄지는 문화·체육·전시 행사도 모두 중단된다. 영화관과 나이트클럽 역시 폐쇄된다.
음식점과 주점은 오후 6시까지만 현장 영업이 가능하며, 테이블당 착석 인원은 최대 4명으로 제한된다.
지난 4월 거의 모든 제한 조처가 해제되며 일상을 회복한 이탈리아에서 국지적으로나마 봉쇄에 준하는 고강도 제한 조처가 다시 도입되는 것은 알토 아디제가 처음이다.
'사우스 티롤'로도 불리는 알토 아디제는 알프스산맥을 사이에 두고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주와 국경을 맞댄 지역으로, 광범위한 자치권이 인정된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오스트리아 영토였으나 전후 승전국의 일원인 이탈리아 영토로 편입됐다. 현재도 전체 주민의 75%가 독일어를 쓸 정도로 언어와 문화면에서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현지에서는 알토 아디제 지역의 낮은 백신 접종율을 바이러스 재확산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23일 현재 이 지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70%로 시칠리아·칼라브리아 등 남부 일부 주와 함께 전국 최하위권을 형성한다. 이탈리아 전체 접종 완료율은 75.9%다.
앞서 시칠리아도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자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제한적으로나마 방역을 강화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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