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거실에 앉은 것처럼'…BMW 럭셔리 전기차 iX
고급스러움에 주행 성능까지 잡았다…내연기관차 배기음도 구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BMW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럭셔리 전기차를 내놓는다.
BMW가 최첨단 사양과 차별화된 실내 디자인, 높은 수준의 주행 감각을 내세우며 국내 고급 전기차 시장에 처음 선보인 순수 전기차 모델은 'iX'다.
BMW는 22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디 얼티밋 i 데이'(THE ULTIMATE i DAY) 행사를 열고 iX를 공개한 데 이어 미디어 시승회도 진행했다.
시승 차량인 iX xDrive 40은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 세로로 더 길어져 눈길을 끌었다. 카메라와 레이더 등 각종 센서가 키드니 그릴에 통합되고, 매립형 도어 오프너로 차량 외부는 더욱 깔끔해졌다.
iX의 실내도 외부처럼 '샤이테크'(Shy Tech)가 반영됐다. 샤이테크는 필요할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념이라고 BMW 측은 설명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단순함이 적절히 조화된 느낌을 줬다. 센터 콘솔에는 목재로 제작한 패널이 적용됐고, 운전석 옆의 좌석 이동 장치는 크리스털 소재로 제작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헤드 레스트와 좌석이 일체화됐고, 헤드 레스트 내부에는 8개의 스피커가 장착됐다.
천장의 거의 모든 면적을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차지하고 있어 실내에 있음에도 답답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전기변색 차광 버튼을 누르면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었다.
시승 구간은 드라이빙센터에서 마장호수를 지나 경기 파주의 한 카페까지 108㎞, 카페에서 드라이빙센터까지 64.5㎞ 구간으로 구성됐다.
시동을 켜니 경쾌한 배기음 소리가 들렸다. 전기차는 소리가 없어 심심하다는 편견을 깨뜨릴 정도로 내연기관차 시동을 켤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BMW는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 작업한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 음향 시스템을 통해 시동 및 종료 사운드, 주행 사운드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최저 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시승차에 타자마자 난방 시스템이 가동했다.
중앙 통풍구 등에서 따듯한 바람이 나오는 동시에 열선을 통해 운전석, 스티어링 휠, 차량 문 안쪽 면, 글로브 박스 리드가 따뜻해졌다. 탑승 1분도 안 돼서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출발 직전 계기반에서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92%, 주행가능 거리는 319㎞였다.
가속은 다소 민감할 정도로 페달을 밟을 때마다 차가 튀어 나가는 듯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급격히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다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BMW그룹 최초로 적용된 육각형 스티어링휠은 처음 조작할 때 불편한 느낌이 들었지만, 점차 적응되면서 어색함이 사라졌다. 스티어링 휠 상단이 계기반 구석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뚫려있는 점도 편리했다.
음향 시스템은 홈 시어터가 설치된 거실 분위기를 연출했다. 차량 내부 30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서라운드 사운드는 주행 중 즐거움을 더했다. 음악 소리가 커지면 운전석 허리 부근에 내장된 스피커의 진동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시승 때는 고속도로에서 iX의 가속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iX에는 BMW의 최신 전동화 파워트레인인 5세대 eDrive가 탑재돼 2개의 모터가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1초가 걸린다.
가속 페달을 오래 밟지 않아도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속도에 도달할 수 있었고, 속도가 붙자 '윙'하는 배기음도 커졌다.
왕복 172.5㎞의 시승을 마친 뒤 배터리 잔량은 32%, 주행가능 거리는 103㎞였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거리가 313㎞로 그리 길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