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설' 펑솨이 근황이라는 사진 등장…진위 논란
중국 관영매체 기자가 트위터에 게시…"펑솨이 친구가 줬다"
촬영 시점·입수 경로 등 불분명…"속지 맙시다" 댓글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 한 뒤 실종설에 휩싸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6)의 근황이라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등장했다.
이 사진은 그러나 촬영 시점이 불분명한 데다 중국 관영 매체 기자가 게시했다는 점에서 진위 논란이 불거졌다.
20일 영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 CGTN의 한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3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들 사진은 펑솨이가 누군가의 방으로 보이는 공간에서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있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차림새 등으로 볼 때 같은 날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펑솨이는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웃고 있거나,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판다 인형을 안고 '셀카'를 찍고 있기도 하다.
CGTN 기자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펑솨이의 친구가 내게 이들 사진을 보내줬다"고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펑솨이가 이들 사진을 중국 메신저인 위챗에 올리면서 "좋은 주말"이라고 썼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그러나 사진을 둘러싸고 진위 논란이 증폭된다고 스카이뉴스는 보도했다.
펑솨이 사진이 굳이 관영 매체 기자를 통해 공개된 경로가 불분명한 데다, CGTN이 지난 18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펑솨이가 스티브 사이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라며 공개했는데 진위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메일은 "성폭행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실종된 것도 아니고 안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집에서 쉬고 있고 모든 게 괜찮다"고 적혔다.
하지만 사이먼 대표가 "이 메일을 실제로 펑솨이가 썼는지 믿기 어렵다"며 "그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사이먼 대표는 "나는 여러 차례 펑솨이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펑솨이는 어떤 강제에 의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사이먼 WTA 투어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도 "이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CGTN 기자가 촬영 시점이 불분명한 펑솨이 사진을 올려 실종설 진화에 나서는 듯한 행보를 보이자 트위터 이용자들은 댓글로 "진짜가 맞다면 펑솨이가 곧 입장을 밝힐 것" "속지 맙시다" 등으로 왈가왈부 중이다.
펑솨이는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로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그는 이달 초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해서 관계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 후에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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