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철거비 고객에 전가·연체료 연96%…불공정 렌털약관 시정

입력 2021-11-21 12:00
수정 2021-11-21 16:16
설치·철거비 고객에 전가·연체료 연96%…불공정 렌털약관 시정

7개 사업자, 공정위 직권조사하자 조치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렌털 서비스 업체들이 렌털비를 연체할 경우 최대 연 96%까지 연체료를 내도록 하는 등 다수의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교원프라퍼티, SK매직, LG전자[066570], 청호나이스, 코웨이[021240], 쿠쿠홈시스[284740], 현대렌탈케어 등 7개 렌털 서비스 사업자들이 약관 중 13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는 렌털 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소비자 불만 및 민원신청이 해마다 증가하자 7개 주요 사업자의 약관에 대해 직권조사를 했다. 사업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자진 시정했다.

현대렌탈케어를 제외한 6개 업체는 기존 약관에서 고객이 월 렌털비를 연체할 경우 연체금에 대해 연 15∼96%를 지연손해금으로 가산해 납부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상법과 민법상 법정이율과 비교했을 때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연체된 월 렌털비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상사법정이율(연 6%)로 바꾸도록 했다.

렌털 물품의 초기 설치 또는 고객 사정으로 계약 중도 해지 시 설치비를 고객이 부담하게 한 조항, 계약 만료 또는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중도 해지 시 철거비를 고객이 부담하게 한 조항도 시정됐다.

렌털 물품을 고객에게 인도하거나 반환받는 것은 사업자의 의무인 만큼 그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는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고객이 계약서 동의란에 한 번만 체크하면 서비스 이용약관과 개인정보 정책 등을 동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부분, 렌털 서비스와 상관없는 제삼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벤트 안내 등을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필수 동의 항목으로 규정한 부분도 불공정한 조항으로 지목돼 시정됐다.

전자상거래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청약도 철회가 가능함에도 '방문판매법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철회가 불가하다'고 적시한 단서 조항은 삭제됐다.

사업자 귀책 사유로 계약 해지 시 렌털 등록비를 고객에게 반환하도록 했고, 고객이 렌털비를 내기 위해 지정한 신용카드가 한도 초과 등으로 승인 처리가 안 될 경우 임의로 고객이 가진 다른 정상 카드로 출금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삭제했다.

이 밖에 고객 사정으로 중도 해지 시 물품 폐기비를 고객이 부담하게 한 규정, 실제 이용 일수와 관계없이 계약이 시작되는 월의 렌털비를 월정액으로 청구한 규정 등도 고쳤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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