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중국군, 인도 국경에 장거리 폭격기 배치"

입력 2021-11-19 11:42
홍콩언론 "중국군, 인도 국경에 장거리 폭격기 배치"

"겨울철에 긴장 고조시키지 말라는 경고 의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군이 겨울철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인도와 국경지대에 최소 1대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H-6K를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는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72주년 기념일인 지난 11일 H-6K가 산맥을 날아오르는 짧은 영상 등을 공개했으며, 이는 해당 폭격기가 히말라야로 보내졌음을 시사한다고 SCMP는 전했다.

영상에서 H-6K는 단거리 KD-63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었다.

베이징의 군사 소식통은 SCMP에 H-6K는 대개 산시성 기지에 배치돼 있으나 지난해부터 임시로 서부전구(戰區)가 관할하는 신장(新疆) 카슈가르 지역에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서부전구는 신장·티베트 군사지역과 인도와의 접경지대 안보를 책임진다.

이 소식통은 "H-6K가 서부전구 지휘 아래 들어왔기 때문에 인민해방군이 중국과 인도의 국경으로 H-6K를 보내는 게 매우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CCTV는 또한 신장 군사지역 인민해방군 부대가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에서 실탄훈련을 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마카오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黃東)은 "H-6K의 배치는 인도에 대한 경고가 분명하다"며 "(인도 수도) 뉴델리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인민해방군이 인도 수도보다는 공군기지, 미사일 발사장소 등 국경 인근 군사지역을 노릴 것이라며 "뉴델리가 국경에서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지만 미사일 공격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H-6K가 장거리 CJ-20 순항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지만, CCTV 영상에는 그러한 모습이 담기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그는 "이는 인민해방군의 조심스러운 경고"라며 "CCTV는 강력한 CJ-20을 탑재한 H-6K 영상은 의도적으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은 겨울철에 코로나19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경 분쟁이 심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의 H-6K 배치에 대항해 인도 공군은 미그(Mig)-29 전투기와 수호이(Su)-30 전투기를 중국과 핵심 분쟁지역인 라다크,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의 공군기지로 보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양쪽이 주장하는 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해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