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문대 중국 교수, 군부 손잡고 고산병 연구해놓고 쉬쉬"
'원숭이뇌 연구' 코펜하겐대 유전학자 도마 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유럽 명문대의 중국인 유전학자가 고산병 연구를 하면서 등뒤로는 중국 군부와 손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전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측은 중국인 교수 장궈제(張國捷)가 중국군과의 관련성을 밝히지 않은 채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중국 바이오 기업 화다(華大) BGI 그룹에도 속해 있으며, 이 업체는 코펜하겐대학에 유럽 본부를 두고 연구진 수십 명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한편 서방 기업 인수 등으로 기술 획득을 해왔다.
중국은 지난해 고원 국경 지대에서 인도와 유혈 충돌한 바 있으며, 양국 간 분쟁지 상당수는 산소가 부족한 해발 4천m 이상 고원지대로 군사 기동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장 교수는 중국 인민해방군 실험팀과 함께 원숭이를 높은 고도에 노출시키고 이들의 뇌를 연구해 뇌 손상을 막을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장 교수 연구팀은 중국에서 진행된 동물 실험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실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 작업을 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연구 내용을 토대로 논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인민해방군 간부가 공동저자 중 한명으로 올라간 것을 대학 측이 뒤늦게 알게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장 교수는 논문 공저자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는 만큼,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BGI 측은 이번 연구가 군사적 목적이 아니며 뇌 분야는 인류의 질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분야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사안에 대해 중국이 생명공학 같이 전략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 민간·군사 기술을 손에 넣으려는 시도가 유럽 대학에서 어떻게 벌어지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앞서 덴마크 정보기관이 지난 5월 '수많은 간첩 활동'을 언급하며 대학들에 부지불식간에 외국군의 연구에 연루될 위험성을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고도 로이터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