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 달린 뱀' 화석은 오류…멸종 해양 도마뱀 그룹"

입력 2021-11-18 16:55
"'네 발 달린 뱀' 화석은 오류…멸종 해양 도마뱀 그룹"

암석판 양쪽 화석 중 틀만 남은 쪽에 결정적 증거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2015년 '네 발 달린 뱀'으로 발표돼 관심을 끌었던 '테트라포도피스 암플렉투스'(Tetrapodophis amplectus) 화석이 뱀이 아니라 멸종한 해양 도마뱀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앨버타대학교 고생물학자 마이클 칼드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테트라포도피스가 도마뱀과 초기 뱀을 진화적으로 연결하는 네 발 달린 뱀이라는 결론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밝힌 논문을 학술지 '고생물분류학 저널'(Journal of Systematic Palaeontology)에 발표했다.

저널 발행사인 '테일러 앤드 프랜시스'(Taylor & Francis)에 따르면 칼드웰 교수 연구팀은 약 1억2천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테트라포도피스 화석이 뱀과 밀접한 것으로 보이게 해 네 발 달린 뱀이라는 결론으로 이끈 해부학적, 형태학적 특징들이 잘못 분류된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테트라포도피스는 뱀이 아니라 잘못 분류됐다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결론이며, 해부학적으로 모든 면이 '돌리코사우루스'로 알려진 백악기의 멸종 해양 도마뱀 그룹과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런 결론의 단서가 화석이 출토된 암석에 숨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암석 판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양쪽 모두에 테트라포도피스 화석이 새겨졌는데, 네 발 달린 뱀이라는 결론을 내린 앞선 연구에서는 두개골이 선명한 쪽만 활용하고 틀만 남은 쪽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틀만 남은 쪽에 오히려 뱀의 두개골이 아니라는 여러 가지 특성이 분명하게 보존돼 있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칼드웰 교수는 "뱀은 네 발을 가진 척추동물의 일원이었다가 진화의 결과를 발이 사라진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네 발 달린 뱀 화석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면서 "네 발 달린 뱀의 발견은 많은 진화적 의문에 답을 해줄 수 있지만 진짜일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