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피닉스시, 체포당하다 숨진 흑인 유족에 59억원 배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가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의 유가족에게 500만 달러(약 59억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18일 AP 통신에 따르면 피닉스 시의회는 17일(현지시간) 2017년 1월 숨진 무함마드 압둘 무하이민의 유가족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중재안을 가결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조현병을 앓던 무하이민은 노숙 생활을 하다 사건 당시 마을 회관의 화장실에 들어가려다 직원에게 제지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무하이민이 약봉지를 소지한 경범죄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미집행 영장이 발부됐던 것을 확인했다.
무하이민은 경찰에 제압되면서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경찰은 그에게 모욕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 '무슬림의 대변자들'은 무슬림인 무하이민이 체포되면서 "알라"라고 외치자 경찰이 이슬람을 조롱하기도 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차에 실리면서도 양측의 실랑이가 있었고, 경찰이 그를 바닥에 누르자 무하이민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심장마비가 왔고 결국 사망했다.
경찰의 채증 영상 가운데도 경찰관이 무릎으로 무하이민의 머리를 누르는 장면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부검 결과 무하이민의 사망 원인은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심장마비, 정신질환, 급성 메스암페타민 중독, 외부의 물리력 행사 등으로 나왔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 가운데 기소는 물론 내부 징계를 받은 경우도 없었다.
무하이민의 유가족은 이번 결정에 대해 "당국이 특정 범법행위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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