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음모론 전파' 美라디오 진행자 결국 유죄

입력 2021-11-17 01:23
수정 2021-11-17 15:15
'9년간 음모론 전파' 美라디오 진행자 결국 유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에서 최악의 총기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음모론을 전파했던 미국의 라디오 진행자가 결국 법원에서 철퇴를 맞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州) 법원이 극우성향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존스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법원은 존스에 대해 음모론을 전파하면서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 '인포워스' 운영으로 거둔 이익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존스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이에 대해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존스를 고소한 원고들은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피해자 10명의 가족이다.

샌디훅 총격은 2012년 12월 당시 20세였던 총격범 애덤 랜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뒤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교실로 난입해 총기를 난사, 이 학교 1학년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다.

그러나 존스는 샌디훅 총격이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조작됐다는 내용의 음모론을 퍼뜨렸다.

특히 피해자들도 실제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연기자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따라 존스의 추종자 중 일부는 피해자의 가족들의 집 앞까지 찾아가 '진실을 밝혀라'는 식의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들을 피해 이사를 갔지만, 음모론 신봉자들은 새로운 주소를 공유하면서 스토킹 행위를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의 변호인은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 방침을 밝혔다.

존스는 법원 판결에 대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스는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 이외에도 2020년 대선 조작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각종 음모론을 퍼뜨리는 인사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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