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바이든에게 전한 메시지…3원칙과 4가지 우선사항

입력 2021-11-16 17:15
수정 2021-11-16 17:28
시진핑이 바이든에게 전한 메시지…3원칙과 4가지 우선사항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상호 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오전(미국 시간 15일 오후) 총 194분에 걸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시대에 중·미가 함께 지내는데 필요한 원칙이라고 제시한 것들이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내민 요구사항인 셈이다.

그는 서로의 사회 제도와 발전경로를, 상대방의 핵심이익과 관심사항을, 각각의 발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언급했다.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평화공존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는 것은 "양측이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미국 측이 '공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두 글자를 더 넣을 수 있다. 즉 '평화공존'"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협력상생도 꺼냈다. 합하면 이롭고 싸우면 모두를 해친다면서 지구는 양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니까 제로섬 게임을 해선 안된다고 했다.

시 주석은 "향후 50년간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미·중이 반드시 서로를 대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대중국정책이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궤도로 돌아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시 주석은 4가지 우선사항을 꺼냈다.

대국의 책임을 과시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두드러진 도전에 대응하고, 호혜 평등 정신에 기초해 각 분야 교류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그는 "중·미 협력이 만능이 아닐지 몰라도 중·미 협력이 없으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류추진에 대해선 "다양한 방식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세 번째 우선사항으로 "이견과 민감한 문제를 건설적으로 관리해 미·중 관계의 탈선과 통제 불가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충돌을 피하려는 안전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은 당연히 자신의 주권·안전·발전 이익을 수호해야 하며 "미국 측이 이것과 관련된 문제는 반드시 신중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권 문제를 빌미로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요한 국제문제와 지역 핫이슈에 대한 조율과 협력 강화를 우선사항으로 거론했다.

시 주석은 미·중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대형선 두 척이라며 "우리는 키를 잘 잡고 중·미 두 척의 대형선이 풍랑을 이겨내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속도를 잃지 않으며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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