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미중정상회담 코앞 "대중 고율관세 인하 고려"

입력 2021-11-16 11:04
옐런, 미중정상회담 코앞 "대중 고율관세 인하 고려"

미국 급속한 인플레 속 물가 안정 카드로 거론

대중 압박 지렛대 효과 커 전면 인하 어렵다 관측 무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중 고율 관세 인하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방영된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수정하고 있고, 일부 영역에서 관세 인하(reduce) 요청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그것(대중 관세 인하)은 확실히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의 이런 발언은 미국 내 급속한 물가 상승과 관련해 대중 고율 관세를 없애는 것이 단기적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인터뷰 진행자의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2% 올라 상승률이 1990년 12월 이후 거의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옐런 장관은 "그것(대중 관세 인하)은 일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관세는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통상 정책 골격을 제시한 지난달 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대중 고율 관세를 큰 틀에서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중국 수입 제품의 관세를 완화하는 '표적 관세 배제 절차'의 법적 근거 마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표적 관세 배제 절차'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중국 수입품 외에 대안이 없는 제품을 대상으로 예외적으로 고율 관세를 물리지 않게 한 제도인데 작년 말 시한이 만료된 상태였다.

미국의 물가 급등으로 대중 고율 관세 인하 필요성이 대두한 측면이 있지만 대중 고율 관세는 여전히 효과적인 대중 압박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어 미국이 물가와 수급 안정 차원에서 필요한 일부 품목의 고율 관세를 내릴 수는 있어도 대중 고율 관세의 큰 틀에 변화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타이 대표가 관세 인하 목록 검토에 들어갔지만 (미국은) 전반적 기조는 이것(고율 관세)을 철회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은) 중국이 수입하기로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때 약속한 자국 상품 구매 확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

미·중 양국은 2019년 12월 관세 난타전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것을 전제로 2020∼2021년 2년에 걸쳐 중국이 미국에서 2천억 달러(약 237조원)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중국 측의 이행률은 60%에 그쳤다.

나아가 미국은 자국의 장기 국익 수호를 위해 중국 특유의 국가 주도 경제 체제를 반드시 바꿔놓겠다고 벼르고 있어 중국의 행동 변화를 압박할 수단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반대로 중국은 자국 기업 제재 해제와 더불어 고율 관세 취소를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달 타이 대표, 옐런 장관과 잇따라 화상 전화 접촉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의 경제·무역 분야 의제를 조율하면서 기업 제재 및 고율 관세 취소 요구를 전면에 내걸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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