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부상 획기적 치료법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현재는 치료 방법이 없는 심한 척수 부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주사제가 개발돼 생쥐 실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바이오 나노기술 연구소(Institute for BioNanotechnology) 설립자 새무얼 스터프 박사 연구팀은 척수 부상을 치료할 수 있는 액상 나노 섬유(liquid nanofiber)를 개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5일 보도했다.
이 액상 나노 섬유는 척수의 손상된 부위를 마치 안전 담요(soothing blanket)처럼 둘러싸 손상된 부위의 회복을 촉진하고 반흔(상처) 조직(scarring)을 감소시킨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척수를 손상시킨 생쥐에 이 나노 섬유를 주사하자 3~4주 후 마비가 완전히 회복돼 생쥐는 거의 정상에 가깝게 걸을 수 있었다.
회복된 생쥐들은 끊어졌던 신경 말단인 축삭(axon)이 재생됐고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섬유를 보호하기 위해 전선의 피복처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인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도 재형성됐다.
척수 손상 후에 남는 반흔 조직은 영구적인 마비를 가져온다. 척수 신경이 끊어진 부위의 신경세포(뉴런)가 살아있어도 물리적인 장애물인 반흔 조직이 생성된다.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은 앞길에 크고 단단한 반흔 조직이 있으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이 나노 섬유를 주입하면 반흔 조직이 아주 적게 형성돼 축삭의 재생이 촉진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의료 분야의 영원한 숙제 중 하나인 척수 부상 환자의 마비 회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 날 미국에서는 교통사고, 스포츠 사고, 총상, 폭발 등으로 약 30만 명이 척수 부상에 의한 마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척수가 완전히 손상된 환자 중 기초적인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경우는 3%에 불과하다.
현재는 손상된 척수의 회복을 직접 회복시킬 방법이 전혀 없다. 대수술을 해도 환자의 척수 기능은 좋아지지 않는다.
이 나노 섬유는 직경이 약 10 나노미터로 젤 같은 액체 속에 담겨있다. 이를 척수의 손상된 부위에 주입하면 척수의 살아있는 조직과 접촉하면서 섬유망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 섬유망은 척수 세포들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인 환경과 구조가 같아 자연 조직과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섬유망은 신경, 혈관 등 척수 손상 회복에 필요한 구조들의 재생을 촉진하는 신호를 척수 세포들에 보낸다.
이 섬유망은 또 체내에 있는 자연 화학물질들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진동하듯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척수 세포와 활발히 소통하면서 척수의 회복을 촉진한다.
이 나노 섬유는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펩타이드로 만들어져 있으며 12주 안에 아무런 부작용 없이 자연 분해된다.
이 나노섬유는 자연물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며 세포들에 영양을 공급하는 영양소로 완전히 생분해돼 사라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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