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퇴출 안되자 목소리 키운 산유국 "원유 수요 여전"

입력 2021-11-15 22:54
화석연료 퇴출 안되자 목소리 키운 산유국 "원유 수요 여전"

"에너지 안보를 위해 탄화수소에 더 많은 투자 필요"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가국들이 화석 에너지의 완전한 퇴출에 합의하지 못하자 숨죽이던 산유국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는 대부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참가한 국제석유산업전시회(ADIPEC)가 열렸다.

술탄 알자비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은 이날 개회 연설에서 "세계는 단순히 탄화수소 사용을 중단할 수 없으며 에너지 안정을 위해 석유 산업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회장직을 겸임하는 알자비르 장관은 예상되는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석유·가스 산업에 2030년까지 매년 6천억 달러(약 707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 참여한 OPEC 산유국들은 석유·가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화석연료의 미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안정과 경제 성장에 대한 고려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지 사용하는 자원의 종류가 아니라면서 "모든 분야에서 포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도 COP26에서의 논의가 석유·가스 분야에 매몰됐었다며 "미래 총회가 열리는 이집트와 UAE에서는 전반적인 접근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만 에너지부 장관도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현재 유가가 폭등해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 중단은 옳지 않다"며 거들었다.

지난 1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한 COP26에서 약 200개 참가국은 탄소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COP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석탄 발전의 '중단'이 아닌 '감축'이고, 화석연료 보조금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노력을 가속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완전 폐지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아 '원칙을 굽힌 타협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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