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장세균총 다른 것은 편식 때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스펙트럼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 환자는 장(腸)에 서식하는 세균을 총칭하는 장 세균총(gut microbiota)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장 세균총의 차이가 ASD의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ASD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장 세균총의 차이는 ASD의 원인이라기 보다 환자의 편식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대학 마터 연구소(Mater Research)의 제이컵 그래튼 인지 건강 유전학 실장 연구팀이 호주 자폐증 바이오뱅크(Australian Autism Biobank)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ASD 아이 99명, 이들의 ASD가 없는 형제자매 51명, 이들과 관계가 없고 ASD가 없는 다른 아이들 97명 등 총 247명(2~17세)의 분변 샘플을 메타게놈 염기서열 해독법(metagenomic squencing)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분변 속 세균의 종류만이 아니라 구성 비율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팀은 연구대상자들의 연령, 성별에 따른 식습관을 참고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 장 세균총과 ASD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별로 없고 다양하지 않은 식단과 좋지 않은 식단의 질이 자폐증 진단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 함께 ASD의 특징적 증상(제한된 관심, 사회성 결핍, 감각의 민감성)의 심리계량적 수치(psychometric measure)와 ASD의 충동적, 강박적, 반복적 행동의 다중 유전자 위험점수(polygenic score)가 다양하지 못한 식단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체적인 결과를 한마디로 종합하면 ASD와 관련된 특징적 증상들이 제한된 식단의 선호를 촉진해 결국은 장 세균총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설사와 비슷한 분변이 잦게 된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셀'(Cel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