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테니스, 펑솨이 '미투' 지지…"중국, 검열 말고 들어라"(종합)
장가오리 전 부총리 성폭행 의혹에 CEO 입장
"펑솨이 용기 찬사…목소리 내 부당함 바로잡을 수 있다"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조준형 특파원 = 중국에서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帥·36)가 장가오리(張高麗·75)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여자프로테니스(WTA) 고위 관계자가 펑솨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15일 영국 BBC에 따르면 스티브 사이먼 WTA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여성을 위한 기구로서 평등·기회·존경 등 설립 취지에 충실하고 있다"면서 "펑솨이를 비롯한 모든 여성의 말은 검열이 아니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펑솨이의 주장에 대해 "최대한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펑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어느 사회에서든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묵과하거나 못 본 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나선 펑솨이의 놀라운 용기와 힘에 대해 칭찬한다"면서 "전 세계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부당함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의 절대적이며 변함없는 우선순위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라면서 "우리가 발언함으로써 정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먼의 이번 입장 표명은 중국 외교부 일일 브리핑에서도 거론됐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사이먼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당신이 말하는 그 사건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펑솨이는 2013년 윔블던과 2014년 프랑스 오픈 복식에서 각각 우승했고 한때 여자 테니스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이며, WTA는 세계 여자 프로테니스 운영단체로 투어 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펑솨이는 앞서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장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2012년 지속해서 관계를 가졌다는 글을 올렸다. 또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 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펑솨이의 주장은 8~11일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 직전에 나왔으며, 장 전 부총리가 '장쩌민(江澤民·전 국가주석)계'로 분류된다는 면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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