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K팝공연을 기다리며'…홍콩 K팝 커버댄스 축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너무나 기다렸던 무대입니다!"
지난 13일 밤 홍콩 침사추이의 홍콩문화센터에서는 3시간 가까이 K팝이 신나게 울려퍼졌습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취하는 홍콩에서 K팝 공연이 열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K팝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가뭄 끝 단비 같은 흥겨운 축제가 펼쳐졌습니다.
홍콩 K팝 커버댄스팀들이 참가한 'K팝 댄스 페스티벌: K팝의 진화'가 열린 것입니다.
홍콩에서 이런 커버댄스 공연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여 K팝 공연을 '직관'하지 못했던 홍콩 팬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3시간 가까이 쉼없이 펼쳐진 커버댄스 공연에 열광했습니다.
공연장을 뒤흔드는 K팝에 환호하며 한글 가사를 따라불렀습니다.
코로나19 이전 홍콩에서는 늘 한류 행사가 열렸습니다.
K팝 공연을 비롯해 여러 한류 스타들의 팬미팅이 수시로 열렸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하러 오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K팝의 주요 시상식도 홍콩에서 열릴 정도로 홍콩 팬들의 한류 사랑은 극진합니다.
지금도 홍콩 넷플릭스의 톱 10에는 한국드라마가 1위부터 4편 포진해 있습니다.
이런 홍콩 한류 팬들에게 이날 행사는 답답했던 숨통을 틔어주는 무대였습니다.
공연하는 팀들도 코로나에 따른 거리두기 탓에 오랜 기간 공연은 커녕 함께 연습도 제대로 못해왔던 터라 이번 무대가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11년 전 결성한 홍콩의 원조 K팝 커버댄스팀 '에코' 멤버들은 "공연할 수 있는 무대가 생겨 너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오디션을 통과한 15개팀 149명의 댄서들은 HOT, SES, 카라, 박지윤부터 레드벨벳, 에이핑크, 포미닛, 트와이스, 세븐틴, 블랙핑크, 엑소, NCT에 이르기까지 K팝 스타들의 주요 히트곡에 맞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대부분 여성 댄서였지만 남성 댄서도 31명에 참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K팝의 역사를 1990년대부터 훑었습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한자리에서 K팝 30년의 주옥같은 곡들을 감상하면서 신나는 댄스공연을 즐겼습니다.
이날 관객 히토미 씨는 K팝이 좋아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태미 씨는 K팝이 왜 좋냐는 질문에 'K팝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습니다.
홍콩팬들은 하루빨리 K팝 공연이 다시 홍콩에서 열리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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