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시아 우발적 전쟁 우려 냉전종식 이후 최고조"

입력 2021-11-13 21:02
수정 2021-11-13 21:05
"서방-러시아 우발적 전쟁 우려 냉전종식 이후 최고조"

영국군 1인자 견해…"긴장완화장치 실종된 시대" 진단

다극체계 위험성 강조…우크라·벨라루스엔 벌써 살얼음판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내년 1월 은퇴를 앞둔 영국군 1인자가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우발적인 전쟁 발발 위험이 미국-소련 냉전시대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닉 카터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13일 영국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냉전 시대 양측의 긴장을 완화해주던 전통적인 외교적 도구·장치가 더는 없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카터 총장은 "냉전 때의 미국-소련 양극이 존재하던 시대, 미국이 홀로 패권을 장악한 단극 시대를 지나 이제 세계는 더 복잡한 다극적인 세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제각기 다른 목적과 어젠다를 두고 경쟁하는 다극적 세계에는 긴장을 유발할 위험이 더 크다"며 "정치가 폭력적인 천성에 따라 계산 착오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에 계속되고 있는 긴장 상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을 집중적으로 결집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으로 군사 충돌을 벌인 바 있어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내부의 군사 활동이라며 공격적인 의도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벨라루스의 국경 지역에는 중동 등 타 지역에서 온 난민들이 국경을 넘겠다며 몇 주째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대치 상태를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 정부가 난민들의 이동을 조장하거나, 적어도 방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그 배후에 있을 거라는 의심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폴란드-벨라루스의 난민 사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개입했고 영국군도 '기술적인 지원'을 위해 소규모 군 병력을 파견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난민 사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최근 나토가 흑해에서 계획에 없던 훈련을 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카터 총장은 "최근 우리가 맞서는 권위주의적 상대국들은 어떤 도구로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주민, 치솟는 가스값 등 어떤 도구든 쓰고 기꺼이 버린다. 전쟁의 양상이 변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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