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급등세 '주춤'…기준금리 인상 후 더 오를 듯
열흘새 주담대 고정금리 0.2%p↓…주담대 변동금리·신용대출 금리 소폭 상승
DSR 규제 강화로 카드론 금리도 올라갈 듯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신호경 김유아 오주현 기자 = 이달 초 하루 0.2%포인트나 뛸 정도였던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이달 들어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말과 내년 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 미국까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또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키로 해 은행 대출금리처럼 카드론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 주담대 고정금리 0.2%p이상 하락…신용대출 금리 0.08%p 올라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39% 수준이다. 지난 1일(3.31∼4.814%)과 비교해 열흘 새 상단만 0.02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7∼5.377%에서 3.73∼5.16%로 오히려 떨어졌다. 최저 금리가 0.24%포인트, 최고 금리가 0.217%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39∼4.76%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1일(3.35∼4.68%)보다 하단이 0.04%포인트, 상단이 0.08%포인트 높아졌다.
A은행에서 지난달 31일(3.47∼4.47%)과 이달 1일(3.68∼4.68%) 사이 불과 하루 만에 신용대출 금리 상단과 하단이 모두 0.21%포인트나 뛴 것과 비교해 상승 속도가 크게 줄었다.
[표] 시중은행 대출 금리 및 지표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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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1월 1 │2021년 11월 12일│하단,상단 변동 │
│ │일││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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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3.31∼4.814│연 3.31∼4.839% │0%p, +0.025%p │
│신규 코픽스 기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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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연 3.97∼5.377│연 3.73∼5.16% │-0.24%p, -0.217 │
│은행채 5년물 기준)│% ││%p │
├───────────┼───────┼────────┼────────┤
│신용대출 금리(1등급·1│연 3.35∼4.68%│연 3.39∼4.76% │+0.04%p, +0.08% │
│년) │ ││p │
├───────────┼───────┼────────┼────────┤
│신규 코픽스 │1.16% │1.16% │0%p │
├───────────┼───────┼────────┼────────┤
│은행채 5년물(AAA·무보│2.614%│2.404% │-0.21%p │
│증) │ │││
├───────────┼───────┼────────┼────────┤
│은행채 1년물(AAA·무보│1.761%│1.627% │-0.134%p│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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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은행연합회,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 은행채 5년물 0.21%p↓…은행권, 가산금리 확대·우대금리 축소도 '자제'
이처럼 대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무엇보다 대출금리의 지표(기준)가 되는 시장금리가 최근 오랜만에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일 2.614%에서 12일 현재 2.404%로 0.21%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도 같은 기간 1.761%에서 1.627%로 0.134%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의 경우 1일이나 12일이나 1.16%(신규 코픽스 기준)로 같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에 따른 은행권의 가산금리 확대, 우대금리 축소 조치가 지난달 말로 거의 마무리된 것도 대출금리 급등세 진정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은행 가운데 이달 들어 추가로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깎은 곳은 없는데, 규제를 빌미로 대출금리를 너무 빨리 높여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비난 여론도 은행권이 어느 정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 한·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 금리 상승 불가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출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당장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리고, 내년 초에도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클 뿐 아니라, 가계대출 증가나 자산 가격 상승 등의 금융불균형 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금통위의 기본적 시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까지 불안한 물가 탓에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2% 뛰어 1990년 12월 이후 거의 31년 만에 최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조금씩 오르내릴 수는 있지만, 결국 내년까지 대출금리는 추세적으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인 만큼 대출자들도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제2금융권 DSR 강화에 카드론 금리도 오를 듯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 DSR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이 경우 카드론 취급액이 20∼30%까지 줄어들고 카드채 금리도 상승해 카드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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