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때 꿈' 이룬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의 감회

입력 2021-11-12 16:22
수정 2021-11-12 16:31
'입사 때 꿈' 이룬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의 감회

코로나치료제 유럽 승인권고 후 사내 임직원에게 메일 발송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 신약 '렉키로나'의 유럽 승인 권고가 나온 12일 권기성 셀트리온[068270] 연구개발본부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감회를 밝혔다.

권 본부장은 셀트리온에서 렉키로나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권 본부장은 렉키로나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승인 권고를 받은 후 사내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권 본부장은 "막상 (렉키로나의 EMA) 승인 (권고) 소식을 듣고 나니 여러분들이,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권 본부장은 "제가 신약 하나쯤은 미국·유럽에 깃발을 꽂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셀트리온에 입사했는데, 바이오시밀러만 (판매)하다가 결국 신약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간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항암제 허쥬마 등을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아 판매해 왔으나, 이들 제품은 스스로 개발한 신약이 아니라 다른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본떠 만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이었다.

렉키로나가 EMA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셀트리온의 첫 EMA 승인 신약이 된다

권 본부장은 "주사제라는 편의성에 한계가 있으나, 그래도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모두 합심해 치료제라는 대안을 낸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격려했다.

그는 "(국내) 렘데시비르 처방 숫자를 넘어서 120개 이상 병원에서 2만명 이상에게 처방됐다"며 "사망률을 고려하면 이름 모를 수백 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모두 여러분이 십시일반 노력을 얹어서 된 것"이라며 "너무 고생 많았고 우리끼리라도 자축하자"고 끝맺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렉키로나에 대해 승인 권고 의견을 내렸다. CHMP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해 승인 권고 의견을 낸 것은 처음으로, 렉키로나가 최종 사용 승인을 받으면 EMA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국산 항체 신약이 된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히는 렉키로나는 올해 7월과 8월 각각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와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9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5일 기준으로 127개 병원에서 누적 2만1천366명의 환자에게 투여되는 등 활발히 쓰이고 있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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