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치솟는 에너지 값에 휘발유·경유값 상한제 도입
총선 6개월 앞둔 헝가리 연료비 1년새 50% 올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유럽 곳곳에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극우 성향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가 총선을 앞두고 휘발유·경유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 총리실의 게르게이 굴리아스 비서실장은 지난 9일 언론에 휘발유·경유 L당 최대 가격을 480포린트(약 1천780원)로 제한하는 정책이 오는 15일부터 전국에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효 시 헝가리에서 각각 506포린트(약 1천870원), 512포린트(약 1천890원)를 기록 중이던 휘발유·경유 L당 평균가도 내리게 된다.
그는 이번 조치가 3개월간 시행되며, 상한보다 높은 가격으로 휘발유·경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폐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침체에서 경기가 회복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원유 가격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겹쳐 유럽·미국 등지에서 연료 가격이 치솟고 있다.
헝가리에서도 휘발유·경유 L당 평균가가 전년 동기 대비 50% 올랐다.
헝가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 역시 6.5%에 달했다.
이런 경제 사정이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해당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간 헝가리에서는 야권이 분열하며 극우 성향 오르반 총리의 정당 피데스가 2010년 후 열린 세 번의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집권했다.
그러나 최근 야권이 내년 총선의 모든 선거구에서 단일 후보를 낸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좌·우를 망라해 연대하자 오르반 총리가 처음으로 녹록치 않은 선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한제 발표 후 헝가리 대표 에너지기업 MOL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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