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 유럽서 '승인 권고' 획득(종합2보)
EMA, 렉키로나·리제네론 2종 승인 권고…정식 품목허가 눈앞
셀트리온 "글로벌 공급 속도 낼 것…흡입형 개발에도 박차"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김연숙 김잔디 기자 = 국내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Regkirona)가 11일(현지시간)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는 이날 한국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와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Ronapreve) 등 코로나19 항체치료제 2종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
CHMP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해 승인 권고 의견을 낸 것은 이들 2종이 처음이다. 렉키로나가 최종 사용 승인을 받으면 EMA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국산 항체 신약이 된다. 이들 치료제는 코로나19가 역대 최고속도로 확산 중인 유럽 국가에서 환자들에게 투입될 예정이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EMA에 승인 여부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CHMP의 승인 권고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약업계는 해석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CHMP 의견을 받아 통상 1∼2개월 내에 정식 품목허가 여부를 발표한다.
CHMP가 승인 권고한 렉키로나 적용 대상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성인(만 18세 이상) 중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전환할 위험이 높은 환자다.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60분간 정맥을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로나프레베에 대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큰 최소 몸무게 40㎏의 12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의 치료에 사용을 승인하라고 권고했다. 로나프레베는 12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에 쓰일 수 있다고 CHMP는 덧붙였다.
앞서 두 회사는 10월 초 EMA에 정식 품목허가(MAA)를 신청했고, EMA는 2개월 내 의견을 밝히겠다고 한 바 있다.
EMA는 셀트리온이 지난 2월 롤링 리뷰(허가신청 전 사전검토 절차)를 통해 제출한 각종 데이터를 검토, 정식 품목허가 신청 한 달여 만에 렉키로나 승인 권고 의견을 냈다.
승인 권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 항체치료제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이미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지난주 수요부족을 이유로 EU에 제출한 조건부 승인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히는 렉키로나는 지난 7월과 8월 각각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와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9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5일 기준 127개 병원에서 2만1천366명의 환자에게 투여되는 등 활발히 쓰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EMA 승인 권고로 렉키로나의 유럽 일선 병원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계기로 흡입형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흡입형 렉키로나는 약물을 흡입해 기도 점막으로 항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호주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흡입형은 병원을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자가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에 비해 편의성과 효율성이 높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많은 환자가 조기에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렉키로나의 글로벌 공급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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