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게임업계 실적 희비…'3N' 울고 '2K' 미소
3N, 개발자 유치 경쟁 등으로 비용 증가…중국업체도 부담
너도나도 해외시장·NFT 투자…과열 경쟁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3분기 실적을 두고 게임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넥슨,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 등 '3N'으로 불리는 대형 업체들의 실적이 비용 부담 증가 탓에 예상에 못 미친 대신 카카오게임즈[293490]와 크래프톤[259960] 등 '2K'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게임업체들이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 일제히 대체불가토큰(NFT) 적용 게임 출시와 해외시장 진출을 꼽아,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 넷마블·넥슨 영업익 반토막…신작 부진·인건비 등 비용 증가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963억원으로 작년 동기 2천177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14.45%와 34.77% 감소했다.
넷마블도 영업이익이 266억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874억원)보다 69.6% 줄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5%와 61.4% 감소했다.
3N 중 맏형 격인 넥슨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영업이익이 3천137억 원(298억 엔)으로 8% 늘고 순이익이 132% 증가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매출은 7천980억 원(759억 엔)을 기록해 4% 줄었다.
3N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기존 게임과 신작 매출이 부진한데다 개발자 확보 경쟁에 따른 인건비, 마케팅비 등 주요 영업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잠식도 영향을 미쳤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미호요의 '원신'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5위를 차지했으며 역시 중국 게임인 '기적의 검'과 '히어로즈 테일즈', '삼국지 전략판'이 7∼9위를 차지했다. 10월에도 1∼4위는 오딘, 리니지M, 리니지2M, 블레이드&소울2가 유지했지만 5위와 6위는 중국 '히어로즈 테일즈'와 '기적의 검'이 차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나라 게임을 수년째 거의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게임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간 개발자 유치 경쟁에 따른 비용 증가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2K 실적 호조…크래프톤 영업익, 엔씨·넷마블 능가
올해 국내 게임 최대 히트작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내놓은 카카오게임즈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자랑해 3N과 대조를 이뤘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작년 동기(212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4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배를 상회했으며 매출은 4천662억원으로 3배를 넘었다.
크래프톤도 매출이 42.3% 증가한 5천21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천953억원과 1천783억원으로 42.3%와 62.1% 늘었다.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추월했다.
이처럼 2K가 3N에 비해 실적에서 선전한 것은 기존 게임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데다 신작이 예상을 웃도는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6월 말 출시한 오딘의 성과가 3분기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모바일게임과 기타 매출 성과가 더해져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기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 잇달아 해외시장·NFT 진출…레드오션되나
게임업체들은 3분기 실적 선전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시장과 블록체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추가로 수익을 낼 여지가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NFT을 활용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을 개발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위메이드[112040]가 블록체인 적용 게임 '미르4'의 흥행,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의 합병 결정 등으로 지난달 주가가 140%가량 상승한 점 등이 자극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남궁훈·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는 최근 주주서한에서 "스포츠,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한 NFT 거래소를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은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11일 전화회의에서 "P2E를 게임과 플랫폼 양방향에 적용할 것"이라며 "TL을 포함해 앞으로 선보일 모든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도 내년초 발표를 목표로 블록체인, NFT을 게임과 연계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인 게임빌[063080]도 내년 1분기 NFT 거래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게임업체들이 너도나도 해외시장과 NFT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이들 시장이 레드오션이 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006800] 김창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이 내수주 성격에 가까웠는데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가지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본질적 특성이 엔터테인먼트인 게임 업종은 흥행이라는 낮은 확률에 도전하기 때문에 다 잘 될 수는 없다"며 "스케줄 연기나 취소 가능성 등을 주의하고 흥행 성과를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