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035년 유럽서 전기차만 판매…'2045 탄소중립 전략' 공개

입력 2021-11-11 17:00
기아 2035년 유럽서 전기차만 판매…'2045 탄소중립 전략' 공개

2040년 韓美中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전세계 사업장 재생에너지로 전환

갯벌 복원·해양 쓰레기 협업도…업사이클링 소재로 만든 EV9 콘셉트카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기아[000270]가 2035년부터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만 팔기로 했다.

유럽 외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기아는 11일 온라인 발표회를 열어 기업 비전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발표하면서 이를 실현할 핵심 추진 과제로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2045년 탄소중립 전략을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지구·에너지 등을 지향점으로 삼아 탄소배출 감축 및 상쇄에 나선다는 목표다.

204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97%까지 감축하고, 적극적인 상쇄 방안을 모색해 자동차의 사용 단계는 물론 공급, 생산, 물류, 폐기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쳐 순 배출량을 '0'으로 한다는 것이다.

송호성 사장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며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기아의 비전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2040년 주요 시장서 전동화 전환…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기아는 2040년부터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전동화 차량은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를 뜻한다.

유럽 시장은 5년 앞선 2035년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 시장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전체 탄소 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량 운행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차량 공급 단계에서는 주요 부품 및 원소재 공급망의 탄소 배출 감축 지원에 나선다.

우선 내년까지 1차 협력업체의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모니터링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한 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점 관리대상을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협력업체의 장기적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공동투자나 금융지원, 교육 등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2030년부터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한 공정으로 생산된 '그린 스틸'을 단계적으로 공급받아 양산차 제조에 적용할 계획이다.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배출 감축 키워드는 재생에너지이다. 기아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의 전력 수요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달성하기로 했다.

해외사업장은 10년 빠른 2030년까지, 국내 사업장은 2040년까지 에너지 전환을 완료한다. 이미 슬로바키아 공장은 2019년부터 100% 재생에너지로만 가동 중이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한국, 미국, 중국, 인도 생산시설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의 업무용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바꾼다. 설비 효율 개선으로 매년 1%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포집재활용(CCUS) 등 다양한 신기술도 생산 시설에 적용한다.



◇ 갯벌 복원·폐플라스틱 車 생산에 재활용…'블루카본 프로젝트'

기아는 해양 생태계 조성·복원 사업인 '블루카본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는 갯벌 복원 및 조성 사업에 나선다.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세계 5대 갯벌을 보유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 광범위한 실증을 통해 다양한 갯벌 조림 방법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갯벌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탁월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한국의 갯벌'(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은 내연기관차 11만대가 한 해 배출하는 양과 같은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매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내년부터 네덜란드 비영리단체인 '오션클린업'과 손잡고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협업을 추진한다. 이 단체는 바다 폐플라스틱의 주요 유입 경로인 강에서 스스로 쓰레기를 회수하는 무인 바지선 '인터셉터'를 활용, 대규모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기아는 수거된 플라스틱을 완성차 생산에 재활용하고, 인터셉터에도 재활용 자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완성차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는 차량 폐기 단계에서도 '재활용 선순환체계'를 구축해 폐배터리,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률을 높일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다양한 국내외 에너지 기업들과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 저장장치(SLBESS)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 폐어망·폐플라스틱병·비건 가죽 활용한 EV9 콘셉트카 이미지 공개

기아는 이날 발표회에서 EV6에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기반을 둔 두 번째 모델 EV9의 콘셉트카인 '더 기아 콘셉트 EV9'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적용됐고,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바다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한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차량의 바닥부에 바다에서 건진 폐어망을 사용했고, 좌석 시트에는 재활용된 폐플라스틱 병과 양털 섬유를 혼합해 적용했다.

또 동물 가죽이 아닌 '비건 가죽'(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대체 가죽)을 내장재로 사용했다. 기아는 단계적으로 모든 차량에서 동물 가죽 사용을 완전히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모델의 실차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오토모빌리티 LA'(LA 오토쇼 전야제 격의 산업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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