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잡아 고문·살해" 우크라 분리주의단체 수장 체포

입력 2021-11-11 12:55
수정 2021-11-11 12:56
"시민 잡아 고문·살해" 우크라 분리주의단체 수장 체포

도네츠크서 2015∼2018년 감금시설 운영 혐의

시설 거쳐간 언론인·군인·관리 등 피해자 수천명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크라이나 분쟁지역에서 불법으로 시민을 잡아 가둔 채 고문,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르며 악명을 떨쳤던 감금 시설의 수장이 붙잡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AFP통신 등 따르면 우크라이나보안국(SBU)·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시설의 우두머리이던 데니스 쿨리코브스키(37)를 전날 오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5∼2018년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격리'(Izolyatsia)라는 이름의 불법 감금 시설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시설은 분리주의 세력이 점거한 도네츠크 내 버려진 공장 부지에 설치된 것으로, 수천명이 거쳐간 것으로 알려졌다.

SBU에 따르면 그는 불법으로 우크라이나 시민을 이 시설에 구금한 뒤 고문, 살인하는 범행을 조직하고 이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피해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피해자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 언론인, 국경관리 기관 직원, 이주민 관련 기관 직원, SBU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수년간 수사, 안보기관 간 협조를 통해 쿨리코브스키를 감시하고 그의 범죄를 수사해왔다고 밝혔다.

감시가 이뤄지던 가운데 그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찰이 출동해 체포에 성공했다.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내무장관은 "수사 기관 직원들이 희생자 진술을 듣고 가해자를 파악한 끝에 해당 범죄 조직원 45명을 확인했다"면서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이런 끔찍한 범죄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쿨리코브스키는 이른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소속 전투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반대하는 도네츠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지난 2014년 자체 선포한 독립 공화국이다.

경찰은 이 감금 시설에서 벌어진 범행과 관련해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여러 지부 단체 인사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감금 시설 내 고문, 살인 등에 연루된 공화국 소속 검사·판사 등 수사, 사법 당국 인사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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