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암살시도·이주민 밀어넣기…'하이브리드 전쟁'이 온다

입력 2021-11-11 11:27
드론 암살시도·이주민 밀어넣기…'하이브리드 전쟁'이 온다

공격자 신원 노출 최소화하며 상대 때리기

외신, 최근 이라크·폴란드-벨라루스 사태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드론을 활용한 이라크 총리 암살 시도,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벌어지는 난민 사태 등이 '분쟁'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 간의 무력 전면전은 매우 드물지만, 새로운 기술·전략이 나타나면서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기존의 무력 충돌뿐 아니라 정치적 수단까지 함께 활용한 전쟁 방식을 뜻한다.

기존의 전쟁은 무력으로 상대방을 압도하고 항복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하이브리드 전쟁에서는 군사력의 사용을 줄여 공격 주체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의도도 숨기면서 상대방에 타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 암살 시도도 이러한 양상을 보여준다고 이 언론은 설명했다.

당시 드론 3대가 총리 관저를 공격해 경비 담당자 7명이 부상했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다행히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로켓포를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한 바그다드의 '그린존'(Green Zone)이 드론 공격에 뚫리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악시오스는 "최근 100여개국 군에서 일정 수준의 무장·비무장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며 "드론은 아군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공격자 신원을 노출할 우려도 적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까지 이 공격을 주도한 개인·단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이뤄지는 난민 사태도 '하이브리드 공격'의 한 형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난민 수천 명이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넘어가겠다며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대치하고 있다.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고강도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같은 난민의 이동을 조장하거나 방조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폴란드는 이날 트위터에서도 터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등과 벨라루스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면서 "(벨라루스가) 불법 이민자들을 '하이브리드 공격'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번 사태의 성격을 규정했다.

그러나 벨라루스는 이주민들이 단지 난민의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며 자국 정부의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이런 상황을 전하면서 "하이브리드 전쟁은 그럴듯하게 부인하면 더 잘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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