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당분간 지속될 것"(종합)

입력 2021-11-11 11:45
한은 총재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당분간 지속될 것"(종합)

"소비 개선세는 확대…공급병목·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글로벌 공급 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며 이런 전망을 내놨다.

공급 부족 현상의 배경은 선진국의 빠른 백신 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비해 일부의 생산·물류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을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이런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전망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unknowable uncertainty)'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공급병목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인해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고,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 활동뿐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와 우리 경제는 내년에 새 균형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총재는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카드지출액과 같은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의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세계 경제도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긴 했지만 기조적으로는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은 이 총재와 이환석 부총재보,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거시경제전문가 7명이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과 내년 전망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한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우리나라도 방역 정책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하면서 기조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감염병 확산뿐 아니라 탄소중립 추진, 주요국간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공급병목 현상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공통으로 우리나라가 산업구조상 제조업 비중이 크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깊이 연계됐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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