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열기 달아오르는 브라질…좌파 룰라 강세 속 3파전 예상
부패수사 상징 모루 출마 시동…보우소나루, 우파 정당 입당 합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내년 10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예정인 브라질에서 일찌감치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현재 10여 명이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권력형 부패 수사로 유명한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이 3파전을 형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루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중도우파 정당 포데무스(Podemos)에 입당한 뒤 당 행사에 참석, 정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모루 전 장관은 이날 입당 연설에서 좌파 노동자당(PT)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고, 포데무스는 모루 전 장관을 '미래의 대통령'으로 부르며 대선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소속 상태인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재선 도전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달 안에 우파 자유당(PL)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매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궁에서 자유당 대표와 만나 입당에 합의했으며 입당 시기는 22일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극우 사회자유당(PSL)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2019년 11월 탈당했다.
브라질 선거법은 무소속 대선 출마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여러 정당의 지도부를 만나며 입당을 저울질하다가 자유당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큰 격차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서고 있으나 모루 전 장관이 가세하면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브라질 사회·정치·경제 연구소(Ipespe)가 지난달 25∼28일 1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오차범위 ±3.2%포인트)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1차 투표 예상 득표율이 41∼42%로 나와 2위인 보우소나루 대통령(25∼28%)을 큰 격차로 앞섰고, 결선투표에서는 49∼52%의 득표율을 기록해 어떤 후보를 만나도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결선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포함해 현재 거론되는 유력 주자들을 만나면 34∼35%의 득표율에 그치며 승리를 내줄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질 디지털 신문인 '포데르(Poder) 360'이 지난달 25∼27일 2천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선 1차 투표 예상 득표율이 룰라 35%, 보우소나루 28%, 모루 8%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모루가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지지율이 어렵지 않게 두 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대선은 10월 2일 1차 투표가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를 놓고 같은 달 30일 결선투표를 실시해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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