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참전용사에 고마워하는 나라는 한국뿐"
'부산 향해 묵념'…남아공서 참전용사의 날 열려
한국전 참전용사 3세에 장학금 전달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대사관은 11일(현지시간) 한국전 참전 용사를 추모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를 열었다.
'턴 투워드 부산'은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22개국에서 열리는 추모식이다. 각국에서 11월 11일 11시에 맞춰 세계 유일의 유엔군 참전용사 묘지가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행사다.
주 남아공 대사관은 프리토리아 보태니컬 가든에서 연 이날 행사에 생존한 한국전 참전용사와 후손을 초청했다.
한국 국방부는 참전용사의 3세 등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더크 러우 남아공 참전용사협회장은 "전세계에서 자기 나라에 참전해 싸워줬다고 이렇게 70년간 지속해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라며 "미국도 영국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한국전에서 전사한 J.F.O. 데이비스 대위의 아들 존 데이비스(73)씨도 초청됐다. 데이비스 대위의 외손자도 이날 한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았다.
아들 데이비스 씨는 연합뉴스에 "나이가 일흔셋이지만 아직도 한국전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남아공 공군 제2비행중대 소속이던 데이비스 대위는 1951년 세살 아들을 남기고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전투기가 추락해 숨졌다.
그는 부친이 전사한 지 40년만인 1991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유엔한국참전국협회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유해를 극적으로 찾았다고 한다.
그 덕분에 데이비스 대위는 부산 유엔군 참전용사 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다.
데이비스 씨는 아버지를 잃었지만 한국전에 함께 참전한 전우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자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데이비스 씨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꿈이 있다면 아버지가 목숨을 바친 한반도가 통일돼 북한도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찾았을 때 "이제는 참전용사 후손에게 한국이 고마움을 그만 표시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한국 측은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면서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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