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회서 목사가 예배중에 맨몸으로 총든 남성 제압해 참사막아
현장서 붙잡아 경찰에 넘겨…"한 발도 발사되지 않아 사상자 없어"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테네시주의 한 교회 목사가 예배중에 총을 들고 나타난 남성을 맨 몸으로 제압하며 총격을 저지해 참사를 막았다고 AP통신과 현지방송 WKRN TV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트로 내슈빌 경찰은 지난 7일 테네시주 내슈빌 라이트 미션 오순절 교회에서 예배중인 교인들에게 총기를 휘두르며 위협한 20대 남성인 데지레 바간다(26)를 16개 중범죄 가중폭력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7일 이 교회 일요일 예배시간에 예배당 오른쪽 맨 앞줄에 앉아있다가, 목사의 설교가 끝난 후 갑자기 일어나서 연단 앞으로 다가갔다.
연단에 오른 남성은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휘두르기 시작했고, 예배 중이던 68명의 교인은 혼란에 빠졌다.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 교회의 에스겔 느디쿠마나 목사는 위협을 무릅쓰고 남성의 뒤로 몰래 다가갔다.
느디쿠마나 목사는 남성의 뒤에서 자신의 몸을 날려 남성을 들이받았고, 이 남성은 넘어지면서 총을 놓쳤다. 교인들은 쓰러진 남성에게 달려들어 제압한 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다행히 총은 한 발도 발사되지 않았다"며 "목사의 영웅적 행동이 추가 폭력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남성은 데이비슨 카운티의 구치소에 수감됐고, 37만5천 달러(약 4억4천만 원)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 남성은 경찰에게 자신이 예수이며 "모든 교회와 학교에 총을 쏘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총격사건을 막은 느디쿠마나 목사는 2007년 부룬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후 2009년부터 이 교회를 이끌어왔다.
그는 "남성이 총을 쏘기 전에 붙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가족과 같은 교인들이 다치지 않아 무엇보다도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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