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블록 '민정이양 일정 못지켜' 말리에 제재

입력 2021-11-08 19:37
서아프리카 블록 '민정이양 일정 못지켜' 말리에 제재

지난 9월 쿠데타 기니도 제재 유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지역 블록이 쿠데타후 민정 이양 약속을 제때 지키지 않게 된 말리에 새로 제재를 부과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7일(현지시간)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말리 과도정부 구성원과 그 가족들에 대해 여행 금지, 금융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이는 말리 과도정부가 ECOWAS에 내년 2월 27일에 실시하기로 약속한 총선 일정을 지킬 수 없다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말리 군부는 지난해 8월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당시 대통령을 쿠데타로 몰아낸 후 18개월 후 총선을 통해 민정 이양을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아시미 고이타 쿠데타 지도자는 올 5월 2차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 대통령마저 권좌에서 축출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꿰찼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진압 등을 이유로 총선 일정을 지킬 수 없다는 말을 흘려왔다. 또 지난 10월 26일 자국내에 파견된 하미두 볼리 ECOWAS 특사를 추방했다.

장-클로드 카시 브루 ECOWAS 집행위원장은 AFP에 "총선 연기에 연루된 모든 이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COWAS는 2차 쿠데타 후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말리를 비롯해 당초 15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말리의 쿠데타 후 헌정 복귀는 과거 탈식민지 후 쿠데타가 빈번해 '쿠데타 벨트'로 여겨지던 서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회복의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ECOWAS는 12월 다시 회의를 열어 그때도 변화가 없으면 추가 제재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COWAS는 이와 함께 지난 9월 5일 역시 쿠데타가 일어난 말리 인접국 기니에 대한 제재와 자격정지를 유지하는 한편 모하메드 이븐 참바스를 특사로 임명해 민정 이양 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기니 쿠데타 지도자인 마마디 둠부야는 스스로 대통령이 된 후 아직 구체적인 민정 이양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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