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니라 의자인데요" 영국 나이트클럽 '백신증명' 꼼수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시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스코틀랜드 나이트클럽들이 교묘하게 규정을 피해 가는 꼼수로 영업을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룰루'라는 대형 나이트클럽은 최근 '백신 미접종자도 입장 허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마케팅하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지난달부터 나이트클럽이나 콘서트장처럼 큰 이벤트를 여는 장소는 백신 접종자만 입장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룰루'는 아랑곳없이 '에든버러에서 가장 럭셔리한 나이트클럽'이라고 홍보하며 백신 미접종자도 받으며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사정은 이렇다.
스코틀랜드 법상 '나이트클럽'은 "고객이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 즉 무대가 있는 곳을 의미했다. 이는 무대에 의자나 다른 가구들이 설치돼 있으면 나이트클럽 분류에서 제외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룰루'는 무대에 의자를 설치해 이 '나이트클럽'이라는 규정을 교묘하게 빠져나갔고, 고객들은 의자에 앉아서 춤을 출 수도 있게 한 것이다.
이처럼 법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는 룰루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전역에 있는 나이트클럽까지 퍼져나갔다.
나이트클럽들이 꼼수를 써가며 영업을 강행하는 것은 지난달 18일 '백신 패스' 의무화 이후 나이트클럽들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는 나이트클럽 젊은 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에 있다.
스코틀랜드는 젊은 세대의 백신 거부감이 강해 18세부터 29세까지 백신 접종자는 5명 중 1명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의 꼼수에 정부는 더 강력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꼼수는 영업장 문을 닫게 하거나 더 제한적인 조치를 내도록 하는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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