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주민 42%가 영양부족…필요한 열량 86%만 섭취"

입력 2021-11-05 10:28
유엔 "북한 주민 42%가 영양부족…필요한 열량 86%만 섭취"

FAO 연감…점점 심해져 아프리카 최빈국보다 열악

기후피해도 우려…북한 기온상승폭 세계평균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북한 주민 상당수가 수년째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4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식량과 농업 연감 2021'에 따르면 2018∼2020년 북한 전체 인구의 42.4%인 1천90만명이 영양부족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비율은 전 세계(8.9%)나 아시아(8.2%) 평균치는 물론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치(19.0%)를 크게 뛰어넘는다.

북한보다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소말리아(59.5%), 중앙아프리카공화국(48.2%), 아이티(46.8%), 마다가스카르(43.2%), 예멘(45.4%)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아프리카 최빈국으로 꼽히는 르완다(35.2%)나 에티오피아(16.2%)도 북한보다 이 비율이 낮다.

특히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비율은 2000∼2002년 35.7%, 2004∼2006년 33.8%, 2009∼2011년 42.6%, 2013∼2015년 40.6%, 2015∼2017년 41.2%, 2016∼2018년 24.9%, 2017∼2019 42.6% 등으로 점차 심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북한인의 2018∼2020년 하루 섭취 열량은 2천75㎉로 세계 평균(2천950㎉)보다 30% 가까이 적었다. 한국(3천465㎉)보다는 매일 40.1% 적게 섭취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 사람들의 '평균 섭취량 적합성'은 86%에 그쳤다. 필요한 열량의 86%만 섭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세계 평균이 124%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보다 상황이 열악한 국가는 소말리아(79%)와 짐바브웨(79%) 등 2개국뿐이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86%)은 북한과 동률을 이뤘다. 한국은 이 수치가 141%로 집계됐다.

한편 북한의 평균 기온은 1951∼1980년과 비교했을 때 섭씨 2.0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평균(1.7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이 1.4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FAO는 연감에서 2019년 전 세계 농업 생산의 부가가치가 2000년과 비교해 73%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농업 종사자 수는 2000년 1억5천만명에서 20년 만에 8억8천400만명으로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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