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에도 뉴욕증시는 신기록 랠리…'비둘기 연준'에 안도(종합)

입력 2021-11-04 06:44
수정 2021-11-04 11:50
테이퍼링에도 뉴욕증시는 신기록 랠리…'비둘기 연준'에 안도(종합)

뉴욕증시 3대지수 또 동반 최고치 마감…"비둘기파가 우위 시사" 평가

먼저 마감한 유럽·아시아는 관망 또는 주춤…국제유가·금값 큰폭 하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돈줄죄기'를 천명했음에도 시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거침없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고, 앞서 장을 마친 유럽의 주요 증시는 큰 변동폭 없이 혼조세를 보였다.

이미 기정사실이나 다름 없던 테이퍼링을 넘어 향후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에 관한 연준의 시각에 초점을 맞췄던 투자자들은 예상보다는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인 언급에 대체로 안도한 모습이다.



◇ 미 3대 지수, 4거래일 연속 동반 최고치 마감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95포인트(0.29%) 오른 36,157.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92포인트(0.65%) 오른 4,660.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1.98포인트(1.04%) 오른 15,811.5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시하며 약세 또는 보합세를 보이던 3대 지수는 오후 2시 테이퍼링 결정을 포함한 회의 결과가 발표되자 오히려 상승세로 전환,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동반 경신했다.

이달 내로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는 연준의 결정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시장을 부양해온 막대한 유동성 공급을 서서히 줄여나가겠다는 의미여서 결코 호재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연준의 거듭된 사전 예고로 이미 테이퍼링 이슈를 선반영한 뉴욕증시는 이에 동요하지 않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예상보다는 덜 강경한 발언들에 더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최근 물가 급등세를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단정했던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라며 다소 후퇴했다.

약간의 톤다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조기 금리인상으로 이어질까봐 걱정하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연준은 여전히 물가 급등을 대체로 일시적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는 비둘기파들이 연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오늘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다"면서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인 최대고용 달성까지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10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57만1천 건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9만5천 건을 크게 상회한 것도 이날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 유럽증시는 관망세…아시아 증시는 '주춤'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는 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큰 폭의 변동 없이 관망세를 보였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34% 상승한 6,950.65로 마감해 이틀 연속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도 0.31% 오른 15,959.98로 끝났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40% 하락한 7,245.90에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03% 오른 15,959.98로 보합세로 마감했다.

유럽보다도 앞서 장을 마친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7.78포인트(1.25%) 내린 2,975.71로 3,000선을 다시 내줬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44포인트(0.44%) 내린 1,005.00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0.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 각각 하락했고 일본 증시는 공휴일로 개장하지 않았다.

다만 FOMC 회의가 끝나기 전 먼저 마감한 유럽과 아시아 시장의 반응은 4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국제유가 3.6% 급락…금값도 1.4%↓

이날 국제 유가와 금값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3.05달러) 급락한 8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영국 현지시간 오후 10시10분 현재 배럴당 3.9%(3.34달러) 내린 81.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 핵합의 부활을 위한 협상이 재개됐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원유 증산 압박 발언으로 공급 확대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연준을 비롯한 미 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원유 선물을 비롯한 투기 수요 억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인도분 금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4%(25.50달러) 떨어진 1,763.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후 1.584%로 3.7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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