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후변화 인류 위협…2차대전 후와 같은 연대 필요"
COP26에 메시지…"가까운 미래에 환경 이민자가 전쟁 난민 넘어설 것"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가 보여준 연대와 선견지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 중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보낸 메시지에서 "기후변화 현상이 인류에 가한 상처는 분쟁으로 초래된 것에 상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청이 공개한 메시지 전문에 따르면 교황은 기후변화로 특히 빈곤한 이들의 삶이 파괴적인 상황에 놓였다며 "가까운 미래에 환경 이민자 수가 전쟁과 분쟁에 따른 난민 수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어 이번 총회 참석자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정치적 의지가 있는지를 증명해야 할 중요한 책무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인류가 건강한 지구에서 품위 있고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허비할 시간이 없으며, 지금은 인류가 용기와 책임감을 갖고 긴급하게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의 이번 메시지는 교황청 대표단을 이끌고 총회에 참석한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국무원장)이 대독했다.
역대 어느 교황보다 기후변화와 환경 이슈에 큰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COP26 대면 참석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막판에 불참하는 쪽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정확한 불참 사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교황은 메시지 마지막에 "여러분들과 개인적으로 함께 하기를 희망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다만, 여러분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기도로 함께하겠다"며 아쉬운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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