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GCC FTA 협상 10년여만에 재개 추진…양측 공동선언문 발표
통상본부장, 사우디 방문해 GCC 사무총장·상무장관 등 면담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10여 년간 중단됐던 한국과 GCC(걸프협력이사회)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과 만나 한-GCC FTA 협상 재개 추진에 합의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로, 회원국간 경제·안보협력 활동을 수행한다.
한국과 GCC는 2007년 FTA 추진에 합의해 2008년 7월, 2009년 3월, 2009년 7월 등 세차례 공식협상을 벌였으나 2010년 1월 GCC 측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한-GCC FTA 재개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세부 논의와 내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측에선 이경식 FTA교섭관을, GCC 측에선 압둘라흐만 알 하비 협상총괄을 수석대표로 지정해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걸프지역은 인구, 소득, 잠재력 면에서 중요한 시장임에도 그간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못했다"며 "이번 공동선언에 따라 무역과 투자, 협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GCC 간 무역 규모는 작년 기준 466억달러(약 55조원)이며 누적 투자 규모는 165억달러(약 19조원)다.
여 본부장은 "최근 탈석유와 탄소중립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는 GCC가 우리나라를 최적의 파트너로 보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응해 수소경제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확산, 온실가스(NDC) 해외감축 등의 분야에서도 GCC 회원국과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에너지·제조 분야에 집중됐던 기존의 양국 간 협력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여 본부장은 "사우디는 한국의 중동 1위 교역국이자 최대 원유공급국이고 한국은 사우디 비전 2030의 전략적 협력국가로서 상호보완적인 훌륭한 파트너"라며 "신산업 등에서 상호 투자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양국기업인이 참석하는 '비지니스 포럼'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여 본부장은 이와 함께 사우디 방문 기간 글로벌 발전 및 에너지 생산·개발 회사인 ACWA 파워 회장과 만나 개발도상국 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 공동 참여와 수소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또 2006년 설립돼 가동 중인 양국 기업 합작법인 LG-샤커의 에어컨 공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한-사우디 인공호흡기 현지생산 협력기업 간담회에도 참석해 업계 의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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