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인권활동가들,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 대선 출마 저지
선관위에 청원서 제출…"탈세 혐의로 유죄 확정돼 후보 자격 없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의 독재자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자 인권 활동가들이 저지에 나섰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러 인권 및 정치범 지원 활동가들은 필리핀 선관위에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아달라면서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57쪽 분량의 청원서에서 마르코스 전 의원이 20여년 전에 탈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마르코스는 지난 1995년 법원에서 탈세 혐의가 인정된 데 이어 2년 뒤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지난달 5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년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르코스는 올해 64세로 지난 2016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레니 로브레도 현 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그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시민혁명인 이른바 '피플 파워'가 일어나면서 권좌에서 물러난 뒤 3년 후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이후 마르코스 일가는 1990년대에 필리핀으로 복귀했으며 아들인 마르코스는 가문의 고향인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선출돼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내년 5월 실시되는 필리핀 대선은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외에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배우 출신인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후보 등록을 각각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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