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 후원받는 상하이 환경단체 '간첩행위' 의심
홍콩매체 "반간첩법 시행 7주년에 소셜미디어서 비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외국의 후원을 받는 한 환경단체에 대해 간첩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중앙정법위)는 지난 1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장문의 보고서를 통해 한 환경단체의 해양정보 수집활동이 첩보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중앙정법위는 중국의 최고 사법당국으로, 중국 '반간첩법' 시행 7주년을 맞아 해당 보고서를 올렸다.
SCMP는 중앙정법위가 해당 환경단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소셜미디어에 올린 해당 단체의 보고서 사진에 따르면 '상하이런둬해양공익발전센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앙정법위는 이 단체가 해양 보전이라는 미명 아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 민감한 해역을 포함해 중국 연안 전체를 따라 관측지점을 통해 자원봉사자로부터 취합한 데이터를 근거로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단체의 관측지점 중 22곳은 중국군 시설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며 "이 단체가 수집하는 위도, 경도, 환경, 지질학, 해수 흐름 데이터는 외국 정보기관이나 군 기관에 이용될 위험이 매우 높고 이는 중국에 잠재적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단체가 자원봉사자들에게 울타리와 개펄을 우회해 상하이의 해군 기지 인근 한 관측지점에서 관측 활동을 수행하도록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법위는 이와 함께 이 단체가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를 포함해 외국 연구기구에 강력한 증거들을 제공해 중국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CSIRO는 이 단체의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하이 해안에 쌓인 쓰레기는 호주와 미국 해안에 비해 약 10배"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중앙정법위는 "이 단체는 2014년부터 20여개 외국 기관으로부터 후원을 받아왔다"며 "2018∼2019년에는 200만 달러(약 23억6천만원)를 지원받았는데 그중 오직 한 건만 관련 당국에 신고됐다"고 지적했다.
2007년 설립된 상하이런둬해양공익발전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해안의 플라스틱 오염 대응 활동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단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SCMP는 "중국은 이념부터 군사, 경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동맹들로부터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간 대(對)간첩활동을 강화해왔다"며 "지난 4월에는 안보 관련 기관들이 외국의 침투에 취약하다고 여기는 사회단체나 기업의 명단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정법위의 보고서와 관련해 "상하이런둬해양공익발전센터 직원은 전날 자세한 언급 없이 단체가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만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