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자폐 청소년에 선동 혐의로 징역형…인권전문가 '반발'
정부 비난글 올린 16세에 징역 8개월형…해산된 야당 소속 부친도 수감중
유엔 인권 전문가들 "부끄러움의 밑바닥…사법체계 무기화" 비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캄보디아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이 정부를 비난하는 메시지를 게재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국제 인권 전문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3일 AFP통신에 따르면 올해 16세인 깍 소반 차이는 지난 6월 텔레그램에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4개월 넘게 구금됐다가 지난 1일 프놈펜 지방법원에서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깍 소반 차이가 공무원을 모욕하고 선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앓고 있다.
소년의 아버지인 깍 꼼피어는 정부 전복 모의 혐의로 3년전 해산된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일원으로 지난해 6월 수감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유엔 인권전문가들은 캄보디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 반대파와 시민들에 대해 폭력과 탄압을 계속하고 있는 캄보디아 정부 당국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에게 유죄 선고를 내림으로써 부끄러움의 밑바닥을 보여줬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소년의 어머니가 남편의 석방을 위한 시위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면서 "반대파를 잠재우기 위해 사법체계를 무기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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