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운동가 잭슨 목사, 대학내 분쟁 중재 나섰다가 낙상
잭슨 목사 장녀 "병원에서 휴식 취하며 잘 회복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80)가 기숙사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대를 지원하러 나섰다가 낙상 사고를 당했으나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잭슨 목사는 전날 워싱턴DC의 흑인 명문 사립대 하워드대학을 찾았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었다.
미국 유색인종연합(Rainbow/PUSH) 대변인은 잭슨 목사가 캠퍼스 내 건물 입구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며 "곧 하워드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져 상처 치료를 받고 정밀검사를 했다.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워드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곰팡이가 피고 쥐가 다닌다. 학교 당국에 환경 개선을 거듭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지난달 12일부터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블랙번 학생 센터를 점거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학 측은 학칙을 위반하고 농성을 벌이는 학생들을 징계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잭슨 목사는 농성 중인 학생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웨인 A.I.프레데릭 총장과 만나 "학생들이 농성을 끝낼 경우 징계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쥐·침수·곰팡이 피해가 있는 기숙사 방들에 대한 조사를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소식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블랙번 학생 센터로 돌아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잭슨 목사의 장녀 샌티타 잭슨(58)은 1일 밤 소셜미디어에 "아버지는 현재 휴식을 취하며 잘 회복하고 있다"며 지지자들의 염려에 감사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임무 완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그는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을 위해 싸울 것이다. 지금 그의 목표는 하워드대 학생들의 웰빙 확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트리뷴은 잭슨 목사가 2일 퇴원했으나 언제쯤 자택 소재지인 시카고로 돌아올지는 모른다면서 애초 이날 일부 학생들과 함께 프레데릭 총장을 만나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1960년대부터 흑인 인권운동에 투신한 잭슨 목사는 지난 2017년 신경계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올 초 담낭 수술을 받았고 지난 8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돌파 감염으로 입원하기도 했으나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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