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있길" 애타는 나이지리아 건물 붕괴 매몰자 가족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나이지리아 21층 건물이 공사 중에 무너져 내린 사건과 관련, 매몰된 노동자들의 가족들이 애타게 생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나이지리아 경제 중심 라고스의 부유한 상업지구 이코이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최대 100명이 건물더미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시신 6구가 수습되고 4명이 산 채로 구조됐으며 다른 3명은 가벼운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건물 잔해에 가까운 보도 위에서 파와스 사니(21)와 아폴라비 사니(17) 형제는 누나의 생존 소식을 기다리면서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파와스가 "우리 누나가 안에 있다"라고 말할 때 그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사니 형제는 25세인 누나 자이나브가 지난 9월 6일 국가청년서비스단에 의해 건설장에 배정됐다고 전했다.
파와스는 "어제 아침 누나가 일하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내가 말을 건넸다"면서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사고 현장 건너편 거리에서 모지스 올라디포(65)도 50세 아들의 생사를 알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아들은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올라디포는 현장 입구 쪽에 가까운 땅바닥에 몸을 쭈그리고 앉아 "아들은 친구를 방문하려고 여기 왔다.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비행기를 타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한 명이 구조돼 아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러나 난 아직 희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이튿날 아침도 구조 현장에는 굴착기 두 대가 그대로 폭삭 내려앉은 콘크리트 슬래브 더미를 파헤치고 있었다.
라고스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건물 붕괴는 흔한 일이다. 기준에 미달하는 자재의 사용, 감리 태만, 규제 미비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비상관리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 공사장도 건축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라고스의 한 교회 게스트하우스가 붕괴하면서 대부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인 100여 명이 숨졌다. 2년 뒤에는 아크와 이봄주(州)의 주도인 우요에 있던 한 교회 지붕이 무너져 최소 6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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